백화점을 비롯한 대형 유통업체들의 잇따른 부도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통정보시스템업계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한 탈출구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IBM, 한국후지쯔, 한국NCR 등 대형 시스템 공급업체들은 영업부진에 따른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유통업계 구조조정 작업에 따라 발생하고 있는 컨설팅 수요에 적극 대처하고, 유통업체들이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작업의 일환으로 도입을 고려하고 있는 전략정보시스템시장을 중심으로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이들 업체는 IMF 구제금융 도입 이후 국내 유통업계의 경영환경이 급변해 해외 유수의 유통업체들이 대거 상륙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국내유통업체들이 경쟁력 확보차원에서 전략정보시스템 구축 추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이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또 대형 백화점들이 그동안 매장 임대위주의 영업방식에서 벗어나 자체상품 개발과 마케팅활동 등에 적극 나설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이들 백화점을 대상으로 한 적절한 솔루션을 제공하면서 시장기반을 유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한국IBM은 기존 판매시점정보관리(POS)시스템 위주의 매장관리시스템분야뿐만 아니라 고객정보시스템, 물류정보시스템, e-비즈니스 등의 솔루션 공급을 올해 중점 추진키로 했다. 또 백화점보다는 외국 유통업체들에 의한 할인점 업태 위주의 신규점포가 앞으로 꾸준히 늘 것으로 보고 이 분야 시장공략도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한국후지쯔는 외국 유통업체에 의한 국내 유통업체의 인수합병이 3월 이후 활발해져 하반기 이후에는 위축됐던 유통정보시스템시장이 본격 형성될 것으로 보고 이에 대응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한국후지쯔는 최근 윈도NT 기반의 패키지 솔루션을 도입, 국내 유통업체 환경에 적합하도록 수정작업에 착수했다. 한국후지쯔는 특히 신규영업의 어려움을 덜기 위해 최근 발생한 환차손에 대해 일본 후지쯔 본사가 공동분담해 줄 것을 요청한 데 이어 3월말까지 일본으로부터 출하되는 제품에 한해 환율이 오르기 전인 계약당시 가격을 적용해 공급하기로 본사와 협의를 마쳤다. 또 앞으로 계약분에 대해 25∼45% 정도 가격을 인상, 환율변동에 따른 가격인상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한국NCR는 당분간 국내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한 적극적인 영업은 힘들 것으로 보고 중국의 백화점 등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키로 했다. 국내영업은 일부 대형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고객DB마케팅 솔루션인 「CRM」과 데이터웨어하우징 솔루션인 「RAM」을 소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국NCR는 최근 삼성SDS와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고 삼성SDS의 컨설팅 조직과 자사의 솔루션을 결합해 시너지효과를 최대로 발휘한다는 전략이며, 북경과 상해 등 거점도시를 대상으로 4월부터 10월까지 로드쇼도 개최할 계획이다.
<구근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