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미쓰비시전기와 오키전기공업이 D램 사업을 포기한다.
「日本經濟新聞」에 따르면 미쓰비시와 오키전기는 양산 단계에 돌입한 현 주력 제품을 마지막으로 D램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에 따라 두업체는 차세대 D램 제품인 2백56MD램 양산에 대한 투자계획을 전면 취소하고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시스템LSI(대규모집적회로)로 투자를 집중시킬 방침이다. 96년 이후 D램 시황이 악화되면서 세계 주요 반도체업체들이 잇따라 D램부문 투자 계획을 축소하거나 수정해 오긴 했으나 일본 업체 가운데 전면 철수를 결정한 것은 이들 두 업체가 처음이다.
미쓰비시전기와 오키전기공업은 모두 일본 반도체업계 6위권에 드는 대형 업체들로, 이들업체의 이번 결정은 일본 반도체산업이 미국처럼 사업분야를 자신있는 분야로 특화시키는 「선택의 시대」에 접어 들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D램은 지금까지 4∼5년에 한번씩 집적도가 비약적으로 증가,세대 교체때마다 양산을 위한 거액의 설비투자비가 소요돼 왔다. 특히 최근에는 그 기술이 보다 미세화, 고도화되면서 차세대 D램인 2백56MD램 이상급 제품의 양산에 투자되는 비용은 확대 폭이 한층 커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미쓰비시전기는 현재 주력인 64MD램을 마지막으로, 오키전기는 기존 생산라인을 이용해 생산하는 1백28MD램을 끝으로 이같은 투자 경쟁에서 이탈하기로 결정했다.
따라서 2000년께 양산을 고려했던 차세대 2백56MD램 부문의 신규 설비 투자는 전면 취소된다.
미쓰비시전기의 반도체사업은 메모리 비율이 약 3분의 1로 이중 80%가 D램이다. 설비투자비는 최대 호황기였던 95 회계연도에 1천2백30억엔에 이르렀으나, 올해부터는 1천억엔 미만으로 축소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16MD램의 경우 국내 생산을 전면 중단하고 당분간 대만의 합작공장과 위탁생산공장을 통해 사업을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쓰비시는 또 D램 기술이 반도체분야 요소기술이라는 특성을 감안해 연구개발은 계속해 나갈 방침이지만 기술자를 대부분 시스템 LSI 쪽으로 전환해 D램 중심 체제에서 탈피해 나가기로 했다.
한편 오키전기는 최근 D램 전용 공장 신설 계획을 완전 백지화했다. 오키도 차세대 반도체의 연구개발은 제휴 등을 통해 유지해 나가지만 2백56MD램 이후 D램 양산은 중단할 방침이다.
올해 설비투자비도 약 40% 줄인 2백억엔 선에서 결정키로 했다.오키전기는 D램 사업 포기로 발생하는 매출 감소분은 미쓰비시와 마찬가지로 시스템LSI 사업을 통해 보충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하이테크 시장조사업체인 데이터퀘스트에 의하면 세계 D램시장규모는 96회계년도에 2백59억달러를 기록하면서 전년대비 39%나 감소했으며 97회계연도에도 감소가 확실시되고 있다. 이 영향으로 D램에 주력했온 한국과 일본업체들은 물론 일부 미국업체들도 이 사업을 축소 또는 포기하고 로직이나 시스템LSI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데, 이같은 세계 주요업체들의 사업 방향 전환은 향후 세계 반도체시장 구도에도 큰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심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