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시내전화사업자인 하나로통신(대표 신윤식)에 20㎒폭의 무선가입자망(WLL) 주파수가 배정돼 유선통신사업자들 간의 WLL주파수 쟁탈전은 하나로통신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났다.
24일 정보통신부는 당초 시내전화사업자에게 10㎒, 시외전화사업자에게 5㎒를 각각 배정키로 했던 2.3㎓대 주파수 할당계획을 변경, 시외전화사업자에게는 주파수를 할당하지 않고 신규 시내전화사업자인 하나로통신에 10㎒를 추가 배정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2.3㎓대 WLL주파수는 총 30㎒폭 가운데 한국통신이 10㎒, 하나로통신이 20㎒를 각각 사용하는 것으로 낙착됐으며 시외전화사업자인 데이콤과 온세통신은 하나로통신이 설치할 WLL설비를 공동이용키로 했다.
정보통신부는 이번 주파수 배정이 4개 전화사업자가 각각 WLL망을 구축하는 데 따른 중복투자를 방지하고 주파수 이용효율을 높이는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며 데이콤과 온세통신도 직접 망을 구축하는 것보다 하나로통신의 설비를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어 투자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데이콤은 지난 19일 이미 배정받은 5㎒폭의 WLL주파수를 정부에 반납했으며 온세통신도 23일 주파수 할당요구를 철회했다.
정통부 관계자는 주파수 이용효율과 관련 『2002년경 하나로통신이 1백만 가입자를 확보하는 것을 기준으로 할 때 10㎒로 망을 구축할 때는 투자비가 1조7천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20㎒일 경우 1조원 정도면 된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통신에 10㎒만 할당한 것은 『한국통신은 이미 유선 인프라를 충분히 확보하고 있어 많은 주파수가 필요치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나로통신은 99년 전체 가입자회선의 76.5%인 약 60만회선, 2001년의 경우 45%인 1백20만 회선을 WLL망으로 구축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번 주파수 배정은 「공정성」과 「효율성」이라는 두가지 원칙 가운데 「효율성」에 지나치게 치우친 정책결정이라는 비판을 사고 있다. 이같은 결과를 낳은 것은 정통부가 최근 몇년 사이 허가한 기간통신사업 가운데 어느 하나 제대로 되고 있는 게 없다는 여론을 의식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결국 하나로통신마저 제자리를 찾지 못한다면 지난해의 기간통신사업자 허가는 완전한 실패작이라는 평가를 면치 못할 것이어서 정부가 하나로통신 살리기에 나섰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이와 관련, 한국통신과 온세통신측은 『주파수 이용효율을 높이고 중복투자를 방지해야 한다는 정부의 정책결정을 수용키로 했다』는 것 외에 공식적인 코멘트는 삼가하는 분위기다.
한편 하나로통신은 『한정된 국가자원인 주파수를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중복투자를 방지해야 한다는 명분에 통신사업자들이 공감한 것』으로 이번 주파수 배정결과를 평가하고 『온세통신과는 시내전화 재판매 등 다양한 신규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함으로써 협력관계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상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