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이 99년 이후 주력교환기로 사용할 TDX-100 교환기의 표준시스템 선정작업이 당초 일정 보다 계속 지연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통신은 지난해 말까지 TDX-100에 대한 업체별 기능시험을 마치고 표준시스템을 선정할 계획이었으나 기능시험이 완료된지 두달이 넘도록 선정결과를 발표하지 못하고 있는 것.
특히 삼성전자와 LG정보통신 컨소시엄이 1차 필수기능시험에서 일찌감치 탈락하고 대우통신 제품이 총점 83점으로 지난해말 전체시험을 통과한 상태여서 한국통신이 결과발표를 미루고 있는 이유에 대한 궁금증이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대우통신 제품을 선정하는 데 대해 삼성전자와 LG정보통신 컨소시엄이 지난해말 이후 두차례에 걸쳐 제기한 이의신청이 한국통신의 표준시스템 선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아니냐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TDX-100 표준시스템 선정업무는 지난 2월말을 기해 한국통신 연구개발본부 교환연구소에서 한국통신 본사 기획조정실로 이관된 상태. 교환연구소는 1월초 단행된 한국통신의 조직개편과정에서 해체됐다.
교환연구소는 삼성, LG 컨소시엄의 1차 이의제기에 대해 「문제없다」는 답변을 내보냈으나 2차 이의제기에 대한 답변은 내리지 못한 상태에서 기조실로 업무를 이관했으며 기조실은 아직 이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에 대해 기조실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볼 때 대우통신 제품을 표준시스템으로 선정하는 데에는 별다른 하자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하면서도 『좀더 시간을 갖고 검토할 사안』이라고 말해 표준시스템 선정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어 주목된다.
이 관계자는 『TDX-100 구매일정이 그렇게 급박하지도 않고 일부 잡음이 있는 상태에서 대우통신 제품을 선정하기보다는 처음부터 깨끗하게 다시 시작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라고 말했다.
결국 한국통신 스스로는 대우통신 제품을 선정하는 데 하자가 없다는 판단을 하면서도 선정과정에 대한 오해나 잡음을 불식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우 출신의 배순훈 장관이 신임 정통부장관으로 부임한 데 따른 부담도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주변의 시각이다.
교환기시장의 판도를 좌우할 수 있는 TDX-100 표준시스템의 선정결과가 언제, 어떻게 내려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최상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