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7일 개최 예정인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 등 양대 이동전화사업자들의 주주총회가 관심을 끌고 있다. SK텔레콤은 「한국 우량기업의 대표」격으로 소액주주의 경영 참여 방안이, 신세기통신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경영권의 향배가 각각 주목 대상이다.
SK텔레콤의 경우 이미 소액주주들의 요구를 일정 부분 수용, 2명의 사외 이사를 선임키로 하는 등 경영 투명성 제고방안을 발빠르게 추진하고 있지만 핵심은 외국자본인 타이거펀드의 입김이 얼만큼 작용할 지의 여부이다.
세계적 헤지펀드인 타이거펀드는 미국 기관투자가인 스커드펀드와 연합, SK텔레콤의 지분 9.85%를 확보한 채 아예 사외이사 1명의 선임권을 할당하라는 요구사항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이런 입장을 해외언론에 흘려 국제적인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의 입장은 물론 「불가」쪽에 치우쳐 있다. 타이거펀드에 이사 선임권을 부여할 경우 각종 사업 계획에 대한 간섭은 물론 주요 경영정보 역시 속수무책으로 빠져나갈 위험도 있다. 또 타이거펀드 자체가 언제든 수익만 올리면 빠져나갈 헤지펀드임에도 불구하고 이런요구를 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것이다.
통신업계에서도 타이거펀드의 요구가 무리한 것이라는 지적이 압도적이다. 가뜩이나 외국인의 기업사냥에 무방비로 노출, 경영권 확보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통신업체들은 『차제에 외국인의 무리한 요구를 받아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면서 SK텔레콤의 주총을 더욱 관심있게 주시하고 있다.
신세기통신은 경영권 단일화가 핫 이슈이다. 포철과 코오롱이라는 「공동 정권」으로 운영돼온 이 회사는 단기간에 경영 정상화를 이루기위해서는 「주인을 찾아주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신세기통신의 지분 이동설은 심심하면 수면위로 떠오르는 통신업계의 단골 이슈이다.
최근에는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코오롱이 지분을 매각하며 포철과 미국 투자기관 JP모건이연합해 코오롱 지분을 인수한다」 「주당 가격은 현시세인 7천원보다 3배 이상 비싼 2만4천원으로 결정됐고 계약 체결만 남았다」는 등 구체적인 설이 유포되고 있다.
이에대해 코오롱은 「절대 사실무근」임을 강조하고 있다. 금융권 인수합병(M&A)업체들이 흘린 악의적 소문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어떠한 지분 변동문제도 포철과 코오롱이 협의해야 하고 포철 역시 신정부가 들어선 이후 자체의 경영권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밝혀 경우에 따라서는 지분 문제를 협의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포철은 16일 신임사장을 내정한 상태이다. 후속 인사가 마무리된다면 어떤 형식으로든 신세기통신 지분문제를 처리할 수 밖에 없다. 포철과 외국인이 코오롱 지분을 인수하든지 아니면 반대로 포철 지분을 공개 매각할 지 아직 미지수이다.
<이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