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통, 사외이사 문제로 대립

서울이동통신의 주주간 분쟁이 장기화되고 있다.

서울이동통신의 대주주인 이봉훈 회장측과 이 회장을 업무상 배임혐의로 고발한 이 회사 2대 주주인 단암산업 및 외국인 주주들은 19일 밤 소취하를 조건으로 단암산업측이 추천한 임원 및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데에 합의했다.

양측은 또한 서울이동통신이 지난해 10월 발행한 2백10억원 어치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지분 비율대로 주주들에게 다시 배분키로 했다.

그러나 20일 열린 주총에서 양측은 사외이사 선임절차 문제로 의견이 대립돼 임원선임안을 의결하지 못했으며 결국 주총을 오는 4월3일에 속개하기로 하고 휴회함으로써 경영권 분쟁의 불씨를 당분간 안고가게 됐다.

이 날 주총은 취재진의 출입을 차단한 채 비공개로 열렸으며 양측의 의견이 엇갈린 것은 「합의한 대로 우리가 추천한 사외이사를 선임하라」는 단암산업측 요구에 대해 이 회장측이 「무조건적인 선임은 불가능하며 최소한의 검증시간이 필요하다」고 맞섬으로써 빚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양측은 완전한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채 주총에 임함으로써 예정된 결렬의 수순을 밟은 셈이다.

주총 전까지 양측은 단암산업 측이 이회장을 상대로 낸 민, 형사 소송을 취하하는 대신 단암산업이 추천하는 사외이사 3인, 상근임원 1인을 선임함으로써 양측 임원을 동수로 구성한다는 조건에 합의했었다.

한편 이날 주총에 참석한 주주들은 『서울이동통신이 무리한 시티폰사업으로 주주들에게 막대한 손해를 끼쳤으며 주주들의 경영참여를 사실상 막아놓고 있다』며 투명경영을 촉구했다. 한 주주는 『지난해 초 6만원대를 호가하던 서울이동통신 주식이 최근 2만원대 내외로 급속히 하락했다』며 『지난해 초 이후에 주식을 취득한 투자자들은 막대한 손해를 입고 있다』고 말했다.

<최상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