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통신통합(CTI)과 관련된 사설교환기(PBX)시장은 대기업과 다국적 통신장비업체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국내 교환기 진영의 양대 산맥이라 불리는 삼성전자, LG정보통신 아성에 루슨트테크놀로지, 에릭슨, 노던텔레콤, NEC 등 외국업체가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는 구도로 시장경쟁이 진행되고 있다.
이들 업체군은 교환기(PBX), 음성 및 팩스처리 시스템과 같은 개별 시스템을 공급하는 한편 별도의 CTI팀을 두고 CTI솔루션사업도 병행해 추진하고 있다.
먼저 교환기시장만 놓고 보면 최근 CTI를 기반으로 한 콜센터시장이 형성되면서 외국업체가 적극적인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도 시장점유율면에서 국내업체가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교환기업체가 교환기시장에서 갖는 가장 큰 무기는 기술력과 노하우가 CTI 전문업체나 시스템통합(SI)업체군에 비해 월등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교환기업체는 이를 배경으로 CTI 전담부서 및 기술팀을 두고 CTI솔루션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그동안 국내 CTI시장에서 국산 교환기업체의 가장 큰 취약점이었던 CTI서버를 지원할 수 있는 응용 프로그램 개발이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어 이들 국내 교환기업체의 입지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루슨트테크놀로지, 노던텔레콤, 에릭슨도 본격적인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는 국내 CTI시장을 겨냥해 솔루션사업도 병행해나갈 전략이어서 시장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자체 국산 교환기를 가진 삼성과 LG가 올해 히든카드로 준비하고 있는 것은 국산 교환기용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개발이다. 사실 삼성전자나 LG정보통신의 교환기는 그동안 전세계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CTI용 프로토콜과 호환성이 없어 상대적으로 사업반경이 좁았었다. 표준화한 프로토콜을 사용하지 않아 국내 CTI업체나 SI업체 등 시스템을 구입하는 입장에서는 오히려 국산 교환기가 짐이 돼왔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와 LG정보통신이 다이얼로직의 「CT 커넥트」, 제네시스의 「T 서버」와 같이 국내에서 많이 사용되는 CTI용 프로토콜이나 미들웨어용 인터페이스 링크 모듈을 개발하고 있어 조만간 외산 교환기업체와 CTI콜센터시장을 놓고 한판 승부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여기에 환율인상으로 외산 교환기의 가격이 국산에 비해 2배 정도 치솟은 점을 감안한다면 국내업체의 입지는 더욱 넓어진 셈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다이얼로직의 「CT 커넥트」, HP의 「CCM」과 같은 프로토콜을 지원할 수 있는 모듈을 개발했으며 앞으로 제네시스 「T서버」를 지원할 있는 모듈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LG정보통신도 지난해부터 공급하기 시작한 교환기인 「스타렉스 ACS」를 CTI콜센터 주력기종으로 삼아 IBM의 「콜패스」, 다이얼로직의 「CT 커넥트」 등과 호환성 검증을 마무리했다. 지금은 지난해 11월 국내 공급계약을 체결한 제네시스의 「T서버」용 링크 모듈을 개발중이며 오는 4월경 공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