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정보화가 국가경영의 핵심이라는 점에 공감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개인이나 기업, 국가를 불문하고 정보화 경쟁에서 뒤질 경우 곧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새 정부도 「작고 효율적인 전자정부」를 실현하기 위해 국가정보화를 최우선 과제로 적극 추진하고 있다. 비록 산업화는 늦었지만 21세기 정보사회의 실현은 우리가 선점, 국가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인식 때문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그동안 국가정보화사업에 박차를 가해 왔고 또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강력한 리더십 부족과 부처간 협조체계 미흡, 시스템의 호환성 부족 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효율적인 추진에 혼선이 있었던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최근에는 IMF 한파로 사회 전반의 투자경기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정보화 추진을 늦추거나 시행착오를 거듭해서는 안된며 혼선을 가져와서도 안될 일이다. 총제적이고 체계적인 정보화만이 우리가 지향하는 정보대국으로 도약하는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처한 IMF 위기를 조기에 극복하기 위해선 우선은 수출을 늘리고 외화소비를 줄이는 일이 되겠으나 좀더 근본적으로는 불합리한 산업구조의 합리적인 조정과 기업의 경영합리화 등을 이룩하는 일이며 이를 위한 지름길이 바로 정보화의 성공적인 추진이다. 정보화가 노동비용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수단인 까닭이다.
이런 관점에서 한국전산원이 최근 발표한 바람직한 정보화 추진방안이란 연구보고서는 정보대국을 노리는 우리가 국가의 정보화 추진에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사항들이 많다. 해외 정보화 실패 사례를 대상으로 조사, 분석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모든 국가들이 국가단위의 정보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어느 나라도 성공을 담보할 만큼 충분한 경험과 추진전략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으며 따라서 효율적인 국가정보화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해외정보화사업의 성공 또는 실패 원인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은 많은 것을 시사해 준다고 할 것이다.
특히 외국 정보화가 예산확보의 실패, 시스템 호환성의 결여, 추진주체의 전문성과 추진력의 미흡 등의 요인으로 실패하고 있다는 지적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문제라는 점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국가정보화 추진의 당위성이나 필요성을 충분히 인식하지만 정보화 주관부서나 기관장의 위상이 낮아 충분한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중간에 사업이 중단되거나 계획과 달리 진행돼 당초 예상했던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경우가 우리에게도 비일비재했기 때문이다.
특히 정보화 추진 관련자들의 정보화 경험 부족과 기술의 비전문성 등으로 시스템이 호환되지 못해 업무에 막대한 차질을 빚는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국가 정보화는 일시적인 사업이 아니라 미래 지향적인 목표 아래 진행되는 관계로 단순한 자료교환에는 문제가 없다고 해도 다른 부처 시스템과의 호환이 되지 않거나 안정성에 문제가 있다면 이는 결국 예산과 인력의 낭비를 면할 길이 없을 것이다.
어느 나라를 가리지 않고 국가 정보화는 막대한 예산과 시간이 소요되는 사업이다. 따라서 한정된 재원으로 최대의 정보화 성과를 거두려면 장기적인 안목으로 단계별 전략적 추진이 불가피하다. 정보화는 일시적인 인기정책이 아니며 국가장래를 결정하는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할 국민적 과제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국가 정보화를 추진함에 있어 사업규모에 적정한 예산배정과 시스템의 호환 그리고 추진 관계자들의 전문성 확보 등으로 외국의 실패사례를 답습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할 것이다. 가뜩이나 모든 국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위기극복에 앞장서고 있는 이때 정보화 추진의 실패는 국가의 미래에 암울한 그림자를 드리우는 결정적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IMF 위기를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기 위해서도 우리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체계적으로 정보화를 차질없이, 더욱 효율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선 지금까지의 국가정보화 추진과정을 면밀히 재검토, 투자효과를 분석을 한 후 이를 근거로 하여 정보화정책의 결정단계, 집행단계, 평가단계 등 단계별로 경제적, 정치적, 조직적, 기술적 측면의 요소를 감안해 추진해 나가는 합리적인 전략마련이 검토돼야 한다. 그래야 국가정보화가 높은 성과를 거두고 국민들의 절대적인 호응도 얻을 수 있다. 국가정보화 주관부처는 외국의 정보화 실패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야 우리의 국가정보화를 내실있게 추진해 줄 것을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