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물밑에서 추진돼왔던 해외유력 정보기술(IT)업체들의 국내 시스템통합(SI)업체 「사냥」이 구체화되고 있다. 특히 최근들어 국내 SI업체 인수에 눈독을 들이는 업체가 미국, 유럽업체 중심에서 일본업체까지 가세해 과열양상을 빚고 있는데다 인수 대상업체도 중견업체에서 대형업체로 그 범위가 확대되는 등 M&A 열풍이 한층 가속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유럽, 일본 등의 유력 IT업체들은 국내 정보통신시장의 조기 장악을 위해서는 이미 국내시장에서 기반을 마련한 SI업체의 인수합병이 지름길이라고 판단하고 매출 5백억∼7백억원대의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실사작업을 마치고 교보정보통신, 데이콤ST, 농심데이타시스템, 대림정보통신 등 중견기업은 물론 D, S사 등 유력업체와의 접촉을 강화중이다.
지난해말부터 미국 유니시스, 플래티늄테크놀로지, C&C, IBM과 지멘스 등 유럽업체들에 의해 주도된 이같은 국내 SI업체 인수 움직임은 최근 한국시장 수성에 위협을 느낀 M사 등 일본업체들까지 가세, 경쟁적으로 추진되고 있어 이르면 내달중 1∼2개 업체의 M&A가 가시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해외업체들의 이같은 움직임과 맞물려 현재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추진중인 대다수의 국내업체들도 「조건만 좋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라는 입장을 보여 상반기에만 4,5건의 인수, 합병 사례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SI업체 인수에 가장 의욕적인 플래티늄은 『본사가 올해를 M&A의 해라고 정할 만큼 적극적』이라고 설명하며 S사와 D사 등 매출 1천억원이 넘는 업체도 해당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C사도 국내 대표적인 H사를 포함한 중, 대형의 국내업체와의 협상을 시도하고 있고 본사에 초기인수자금 2천만달러를 요청한 유니시스사도 이달말부터 공식적인 M&A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지멘스도 금융시장을 타킷으로 중견SI업체 인수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IBM은 SI연구조합을 통해 인수업체를 물색 중이다. 이밖에 세계적인 소프트업체인 O사와 B사 등도 국내 중대형 SI업체를 상대로 지분참여 내지 M&A를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업체들의 움직임도 적극적이다. 대림정보통신은 해외협력선인 록히드마틴사에 지분참여를 타진중이고 K사, D사 등도 적당한 조건이라면 경영권 포기도 고려할수 있다고 밝힐 정도로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해외유력 IT업체들의 선진기술과 특화기술을 갖춘 국내 SI업체가 합쳐지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히고 있어 상반기 내에 1,2개 업체의 M&A가 성사될 경우 M&A바람은 봇물처럼 이어져 국내 SI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경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