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국가정보화 3대 기관 새 사령탑에게 듣는다 (상)

「작고 효율적인 정부」 구현을 위한 국가정보화 구축이 새 정부의 새로운 화두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한국전산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정보보호센터 등 국가정보화에 앞장서온 3대 기관에 속속 새로운 사령탑이 취임했다. 국가정보화 조기구축을 위해 새로운 청사진을 그리는 신임기관장을 만나 포부와 향후 계획을 들어보았다.

<편집자>

한국전산원 박성득 원장

박성득 신임 한국전산원장은 정보통신계에서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인물로 통한다. 지난 58년 체신고 졸업과 함께 시작한 그의 정보통신 인생은 국내 정보통신산업과 궤를 같이한다. 작은 키에서 뿜어나오는 묘한 카리스마 때문에 중국의 등소평을 빗댄 「박소평」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박 원장은 9급 말단 공무원으로 시작해 정통부 차관까지 지낸 그야말로 「국내 정보통신산업의 산 증인」이다.

-독특한 이력 때문인지 신임원장에 거는 정보통신업계 안팎의 기대가 큰데.

▲한마디로 커다란 부담이 된다. 너무 많이 안다는 게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IMF 이후 경기침체에 따른 정보화투자 위축 분위기를 타개하고 국가정보화를 앞당기는 데 전산원이 큰 몫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나갈 계획이다.

-한국전산원의 주요기능을 설명한다면.

▲한국전산원은 지난 87년 정보화촉진기본법에 의해 설립돼 10년이 넘게 국가정보화 선봉에 서서 정보화정책의 수립과 시행 및 운영까지 책임지는 정보화 추진기관으로 소임을 다해왔다. 앞으로도 국가정보화 지원기관으로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각오로 업무영역을 넓혀 나갈 예정이다.

-그동안 국가정보화를 지체시킨 가장 큰 걸림돌을 지적한다면.

▲우선 환경적인 요인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처음에는 기계문명에 익숙지 않은 전통과 관습, 그리고 비영어권이라는 환경이 상대적으로 다른 아시아지역에 비해 정보화가 이 땅에 뿌리를 내리는 데 더 많은 기간을 소요시켰다고 본다. 그후 발전기를 맞아서 업체마다 중구난방으로 제휴선을 통해 기술확보에 나서는 바람에 표준화에 애를 먹었고 본격적인 도약기라 할 수 있는 최근들어서는 부처간 주도권싸움 등의 과욕양상을 보여 다소 걱정되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정보화와 관련한 의식수준과 기술수준이 크게 향상돼 향후 전반적인 국가정보화 작업은 별 어려움 없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구체적인 계획은.

▲먼저 전산원을 보다 정예화하고 효율적인 조직으로 만드는 데 중점을 둘 생각이다. 특히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이를 추진해 그동안 미국과 일본에 의존해온 기술종속에서 벗어나 토착적인 툴(Tool)을 제공하는 환경조성에 앞장서 나갈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사회 각 분야의 최고정보책임자(CIO)제도의 정착, 2000년문제 해결노력 분위기 확산 등을 통해 「작고 효율적인 정부」 구현을 위한 국가정보화를 선도해나가도록 하겠다.

<김경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