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1인치형" HDD 99년 첫선

내년 말 디지털카메라 등 휴대정보기기의 기록매체시장에는 현행 주력인 우표 크기의 메모리카드 정도로 크기가 작으면서도 대용량, 저가화를 겸비한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가 등장할 전망이다.

미국 IBM이 「마이크로 파일(MICRO FILE)」이라는 개발코드명으로 99년 말을 목표로 현재 제품화를 추진 중인 1인치형 HDD가 그것으로 이미 연구소 차원의 개발은 거의 완료된 상태이며 현재는 제조를 담당하는 일본IBM이 제조기술 개발 및 제조사양 책정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사실 휴대정보기기에 탑재가능한 소형 HDD의 개발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휴렛패커드의 경우 앞서 1.3인치형 HDD를 내놓고 휴대정보기기 기록매체시장 문을 두드렸지만 높은 단가와 제품 크기가 걸림돌이 돼 결국 시장 진입에 실패했다. 대신 용량에서는 떨어지지만 소비전력이 적고 내충격성이 우수한 플래시EEP롬을 탑재한 우표크기 메모리카드가 현재 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IBM이 소형 HDD의 제품화에 나서는 것은 휴대정보기기 기록매체 시장환경이 대용량을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IBM은 마이크로 파일의 용량을 4백-5백MB로 했다. 이는 현재 용량이 가장 큰 우표크기 메모리카드의 10배에 상당하는 것으로 1백50만 화소의 전하결합소자(CCD)로 촬영한 고해상도의 영상데이터의 경우 5백장 이상을 기록할 수 있다.

또 마이크로 파일은 크기가 작아 미국 샌디스크의 우표크기 메모리카드인 「컴팩 플래시(Compact Flash)」와 거의 같다. 가로 세로 길이는 42.8x36.4mm로 같고 두께만 5mm로 1.7mm 더 두껍다.

동시에 외부 인터페이스 「IDE(integrated device electronics)」도 같아 물리적, 전기적으로 컴팩 플래시와 호환성을 지닌다.

또한 동작하지 않을 때 헤드를 디스크 바깥쪽에 위치시키는 「램프 로딩」기구를 이용해 내충격성을 한층 높였다. 비동작시 내충격성은 1천g이다.

게다가 플래시EEP롬에 비해 MB당 단가를 적게는 30분의 1, 많게는 20분의 1까지 낮출 수 있어 가격경쟁력에서도 우표크기 메모리카드를 크게 앞선다.

이런 마이크로 파일에 대해 디지털카메라업체를 중심으로 상당수 업체들은 호감을 보이며 채용을 적극 검토 중이다. 따라서 2000년 들어서는 휴대정보기기 기록매체시장을 둘러싸고 소형 HDD와 우표크기 메모리카드가 다시 주도권 다툼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신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