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산교육의 활성화 방안(김춘호 국민회의 대전 유성구 지구당 위원장)
지난 97년도 국제경쟁력 부문에서 한국은 세계 35위를 차지했다. 미국은 계속해서 1위를 유지했으며 싱가포르의 경우 세계 2위에 당당하게 올랐다. 싱가포르가 아시아국가들 가운데 1위를 차지하고 세계적으로 미국에 이어 2위에 랭크된 것은 정보사회 추진을 위해 「IT 2000」 프로젝트를 추진한 결과다.
97년도 세계 정보화지수 부문에서도 한국은 22위를 기록했으며 아시아 4룡 가운데 가장 정보화 수준이 낮은 국가로 지목됐다.
한국이 세계 수준의 정보화를 추진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전산, 정보 교육이다.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정보화정책 기본방향의 대폭적인 수정이 절실하다. 외국의 사례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초등학교에서부터 컴퓨터교육을 도입, 컴퓨터 및 정보통신 기술을 이용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의 재편성이 필요함은 누구나 공감하고 있다.
국내 정보화교육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우선 일선학교의 정보화관련 교육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한 교과목에 한두 단원만이 배정돼 있으며 독립교과로 지정돼 있어도 선택과목에 포함돼 있을 뿐이다. 실제로 교육과정 편제에서 푸대접을 받는 실정이다. 이와 함께 초, 중등 교육과정의 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아 지도내용이 중복, 단순, 누락되는 경우가 허다한 것도 문제점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초, 중등 교육과정에 컴퓨터과목을 독립교과로 지정해야 하며 대학입시에도 이를 반영시켜야 한다. 역시 대학에서도 정보화관련 교육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학점과 이수시간을 늘려야 한다.
구체적인 안으로 초등학교의 경우 3학년부터 주당 2시간을 컴퓨터교과에 할당해야 하며 중학교는 전학년에 걸쳐 이를 시행해야 한다. 고등학교는 각 학교에 주어진 6시간의 재량시간 가운데 3시간을 컴퓨터교육에 사용해야 한다.
* 컴퓨터과목을 입시에 채택할 것인가(최양희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21세기 국가경쟁력은 정보화 수준에 달려있다는 인식아래 정부는 최근 대학입시에 컴퓨터과목을 추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정책의 기저에는 공교육을 통해 정보화 수준을 제고시키고 이를 기반으로 국가경쟁력을 높이자는 의도가 깔려 있다.
정보화 촉진을 위해 국가가 채택할 수 있는 수단은 기본적인 인프라 제공, 제도개선, 공정경쟁 환경조성, 공공기관의 정보화, 민간정보화 유도 및 교육 등이 있다.
이 가운데 교육을 통한 정보화 촉진은 가장 기초적이며 파급효과 또한 막대하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기관의 정보화 및 컴퓨터 활용을 별도의 과목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거나 더 나아가 물리, 화학 수준으로 컴퓨터과목을 격상시키는 등 다양한 방법을 도입해야 한다. 어느 하나의 방안에만 치중할 경우 그에 따르는 문제점이 부작용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다분하기 때문이다.
과목으로서 컴퓨터교육 시행방안은 무엇을, 얼마나, 언제 가르치며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진해야 한다.
우선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하는 문제에서는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한 「활용」부문과 자연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전문」부문을 분리해야 한다. 교육시간의 경우 기본, 중급, 고급 등으로 학생들을 수준에 따라 나누고 적절한 사용시간을 배당해야 한다. 교육시기는 초등학교부터가 바람직하다.
평가문제에 있어서 초, 중, 고교 학생들의 컴퓨터과목 성적은 실기, 실습, 과제 등을 통해 산출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러나 대학입시에서는 다른 형태의 평가가 필요하다.
「활용」부문은 수리탐구Ⅰ에 포함시켜 전체 수험생을 대상으로 실시하며 「전문」부문은 수리탐구Ⅱ의 선택과목으로 채택해 자연계 학생을 대상으로만 평가하는 게 좋다.
그렇다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컴퓨터의 기술발전 속도가 빨라 안정적인 교과과정 개발이 어렵고 교사의 수와 자질을 향상시키는 데 상당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최대의 걸림돌이다. 이는 정부차원의 관심과 투자를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다.
* 컴퓨터과목 입시 채택시 선결조건(이태욱 한국교원대 컴퓨터교육학과 교수)
컴퓨터과목을 대학입시에 채택할 경우 예상되는 문제점은 사교육비의 증가다. 현행 입시중심의 교육체계에서 가장 큰 문제점 가운데 하나로 부각되는 것이 바로 과다한 사교육비 지출문제다. 이같은 사교육비 문제는 전산과목이 대학입시 과목으로 지정될 경우 더욱 증폭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으로 들 수 있는 문제점은 컴퓨터관련 교육과정의 체계성이 결여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현행 교육과정상 학교급별 및 과목별로 컴퓨터과목이 유사하거나 중복 편성될 우려가 있으며 학습자들의 학교 이외의 경험과 상충돼 조화롭지 못한 교육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또 컴퓨터시설의 미흡도 문제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현행 교육정보화의 진척도를 보면 전국의 모든 학생이 충분히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인프라가 마련돼 있지 못한 게 사실이다. 이것은 계층간 불균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산과목을 대학입시에 반영하기 이전에 학교를 중심으로 컴퓨터관련 시설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교사와 학생 모두가 멀티미디어PC를 통해 교육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학교를 작은 정보사회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사교육비 증가의 원인은 입시문항의 고난도화 현상이다. 전산과목을 입시에 반영할 경우 깊이있는 전산이론보다는 실제 생활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시험을 출제해야 한다. 교육과정 운영시 실습을 통해 문제해결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하면 사교육비는 저절로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전공교사의 신규채용 및 연수를 확대하는 것도 바람직한 해결책이다. 학교현장에서는 실제로 교사들이 컴퓨터관련 과목 담당을 꺼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전산전공 교사의 공급 역시 많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자원이 빈약한 것은 아니므로 임용고사를 통해 전산교사를 확보하는 등 구체적인 방안이 시급하다.
이와 함께 교육과정을 정비하고 정보주임교사제를 정착시키며 위성학습 및 교육방송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 컴퓨터 교과과정 활성화 방안(백순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책임연구원)
다가오는 정보시대에 맞는 전문인력을 육성하기 위해 컴퓨터교육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대학입시에 컴퓨터 교과과정을 반영하는 문제가 정부와 교육계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원칙적으로 이같은 논의는 바람직하다고 보며 단지 기존과 같이 단순암기 위주의 교육이 아닌 실습을 통한 현장교육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특히 컴퓨터교육은 지식이나 이해가 목적이기보다는 활용 및 적용에 초점을 맞춰 진행돼야 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교과과정에서는 컴퓨터이론이나 기술보다는 활용도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탁탁하고 고리타분한 기술이나 이론보다는 컴퓨터게임 등을 통해 학생들에게 컴퓨터가 유익하고 재미있는 수단이 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학입시에 이를 반영하더라도 이같은 원칙은 고수돼야 한다. 단순히 컴퓨터 교과과정을 대학입시에 포함시키면 교육열기와 맞물려 교육정보화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는 발상은 잘못된 것이다.
바람직한 방법은 정부 주도보다는 자율에 맡기는 것이다. 시험을 위한 컴퓨터교육이 아닌 윤택하고 풍요로운 삶을 위한 컴퓨터교육이 되어야 한다. 물론 평가방법에 있어서도 대학이나 학과의 성격에 따라 자체적으로 활용이나 적용능력을 파악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책이 강구돼야 한다. 활용적 측면에서 컴퓨터교육이 이루어질 때 교육정보화에서 추구하는 본연의 의미도 달성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를 구현할 수 있는 평가방법의 하나로 컴퓨터식 검사를 실례로 들 수 있다. 컴퓨터식 검사는 이미 미국 일반대학원 진학시험인 GRE시험이나 경영대학원 진학시험인 GMAT에서 이용돼 신입생들의 컴퓨터 활용능력 및 적용능력을 높이는 데 크게 일조하고 있다.
<이일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