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로 승부를 건다.」 현재 인터넷상에서는 프리웨어, 프리 소프트웨어, 소스웨어 등으로 불리는 무료 소프트웨어가 지속적으로 공급되고 있고 이를 응용한 제품들이 상용 소프트웨어 못지 않은 시장 점유율을 올리고 있다.
지난 4월초 인터넷상에서 소스코드를 무료로 제공하는 업체들은 캘리포니아의 실리콘밸리 내에 있는 팰러앨토에서 「프리웨어 회의(Freeware Summit)」를 개최했다.
이 회의에는 무료 프로그램언어 「펄(Perl)」의 개발사인 오렐리&어소시에이츠, 무료 웹서버 애플리케이션인 「아파치」를 제공하고 있는 아파치그룹 등 11개의 프리웨어 업체들이 참가했다. 또한 「리눅스」 개발자인 리누스 토발즈와 암호 소프트웨어인 「프리티 굿 프라이버시」 개발자인 짐머만 등이 개인 자격으로 참여했다.
이 회의를 통해 이들은 앞으로도 무료 소스코드를 지속적으로 제공키로 하는 한편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소프트웨어 개발에 적극 나설 계획임을 밝혔다.
특히 자사의 웹브라우저인 커뮤니케이터의 소스코드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넷스케이프의 최근 발표는 이들의 힘을 실어주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넷스케이프는 무료 소스코드를 자사의 웹브라우저 내비게이터 코드명에서 유래한 「모질라」로 명명하고 자사 사이트에서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무료 소스코드 제공은 넷스케이프가 물론 처음은 아니다. 현재 인터넷상에서는 다양한 업체들이 무료로 운용체계(OS) 및 소프트웨어의 소스코드를 제공하고 있다.
무료 소스코드 제공의 시작은 리처드 스톨맨. 지난 83년 리처드 스톨맨은 유닉스 기반의 무료 OS를 개발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유닉스 변형인 프로그램 언어 GNU를 선보였다. 스톨맨은 GNU 소스코드를 일반인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이를 수정하는 것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결정에 대해 저작권(Copyright)에 대항하는 「카피레프트(Copyleft)」라고 표현하면서 현재도 이를 시행하고 있다.
리눅스 역시 인터넷상에서 무료로 소스코드가 제공되고 있다. 89년 헬싱키대학의 학생이었던 리누스 토발즈는 유닉스 변종인 「리눅스」를 개발했고 현재 5백만명이 넘은 이들이 리눅스를 활용하고 있다.
웹서버 애플리케이션인 아파치도 소스코드가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지난 95년 아파치 웹서버를 만든 프로그래머들은 프로그램의 실행방법을 수정하는 패치(Patch)를 누구라도 모두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자신들의 웹 애플리케이션을 「아파치(Apache)」라 명명했다.
아파치의 소스코드가 공개된 후 현재 2백22만명 이상의 웹마스터들이 아파치로 웹사이트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프리웨어를 무료로 제공하면서도 사업에 성공할 수 있을까. 프리웨어의 장점을 잘 살린다면 유료 소프트웨어보다 더 큰 시장성을 가진다는 것이 현재 인터넷에서 증명되고 있다.
넷스케이프는 무료 소스코드를 제공함으로써 새 시장 진입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최근 엔터프라이즈 서버 제품 판매에 비중을 둔다는 방침을 밝힌 넷스케이프는 커뮤니케이터 소스 코드를 무료로 제공함으로써 이를 응용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자사의 엔터프라이즈 서버 제품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넷스케이프의 엔터프라이즈 서버시장 진입에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넷스케이프는 자사 사이트에서 무료 소스코드를 다운로드받기 위해 클릭수가 증가하면 광고수주 효과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넷스케이프는 이같은 거점 마련의 발판은 바로 프리웨어의 무료제공에서 출발한다고 분석한다.
프리웨어의 두번째 특징은 거대 시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리눅스의 소스코드는 인터넷상에서 무료로 제공되며 리눅스를 응용한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램 개발툴, 시스템 관리 등의 리눅스 상용프로그램은 거의 무료에 가까운 1백 달러에 판매된다.
리눅스 상용 프로그램 업체들의 1백 달러 저가격정책은 5백만에 이르고 있는 리눅스 사용자들이 여러 제품을 다양하게 구매할 수 있게 만들어 박리다매의 효과를 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무료 소스코드 제공으로 프로그래머들이 단일 제품 안에서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해 소비자의 특성에 맞는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최근 시장조사업체인 넷크래프트의 조사에 따르면 2백20만명 이상의 웹사이트들이 아파치로 웹사이트를 구축, 아파치의 시장점유율은 47.85%로 나타났다.
이는 인터넷과 관련해 서버, 브라우저 등의 여러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넷스케이프나 마이크로소프트와는 달리 아파치는 서버시장에만 집중, 서버 애플리케이션이란 단일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