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전기 공급가격 놓고 "신경전"

무전기업계가 무전기 공급가격을 놓고 샅바싸움이 한창이다.

모토로라, 맥슨전자, 국제전자 등 산업용 무전기 삼두마차는 최근들어 대리점에 공급하는 무전기의 공급가격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모토로라와 국제전자가 최근 무전기 공급 가격을 일방적으로 올린 데 반해 맥슨전자는 현상유지를 고수하자 갈등의 골이 깊어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같은 업체의 치열한 가격싸움으로 무전기 가격은 점점 혼탁양상을 보이고 있어 애꿎은 대리점과 소비자만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모토로라와 국제전자가 최근 일방적으로 산업용 무전기 가격을 평균 12∼15% 정도 인상한 것. 표면적인 이유는 환율상승으로 인한 원자재 부담. 이들 업체는 최근 국제통화기금(IMF) 여파로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원자재 가격이 급상승해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반면 맥슨전자는 무전기 가격을 인상하지 않고 IMF 이전가격을 고수하고 있어 모토로라와 국제전자 등 두업체의 가격인상 정책에 반기를 들었다. 모토로라와 국제전자는 가격 인상을 감행하면서 내심 맥슨전자가 따라와 주기를 바랬지만 맥슨전자가 의외의 반응을 보이면서 이들 업체의 갈등은 깊어만 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모토로라와 국제전자는 그동안 시장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맥슨전자가 이번 기회를 통해 시장 선두진입을 노리기 때문이라며 맥슨전자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실제로 맥슨전자는 지난 1, 4분기에서 전체적인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IMF 이전과 버금가는 판매실적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선두업체의 공세에 맥슨전자는 다른 주장을 전개하고 있다. 맥슨이 공급하고 있는 무전기는 사실상 단종 기종이기 때문에 공급가격을 올리더라도 실효를 거둘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맥슨은 오는 하반기로 예정돼 있는 차세대 기종부터 가격인상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혀 기존 기종의 가격인상 유보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맥슨이 이같의 입장을 공공연히 표방하고 있는 이상 양측의 주장은 당분간 뚜렷한 평행선을 그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다른 경쟁업체들은 양측 주장의 시시비비를 가리기 전에 이들의 가격싸움으로 무전기 시장가격질서가 혼탁해지고 무전기 제조업체의 이미지까지 흐려지고 있다며 이의 해결이 조기에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다.

<강병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