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커스 김형순 사장
「시간을 가르쳐주기보다는 시계를 주고 싶습니다.」
주어진 시간에 일을 시키기보다는 일하는 방법을 알려줘 시간을 스스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경쟁력이라고 강조하는 로커스 김형순 사장은 지독한 일벌레로 정평이 나있다.
1년에 집에서 쉬는 날이 3,4일에 불과할 정도로 회사일에 몰두한다.
『아마도 선천적으로 일을 좋아하는 체질인 모양입니다. 일종의 결벽증이죠. 사실 저는 남보다는 제 자신에게 엄격한 편입니다. 하지만 사원들에게는 자기 일만 제대로 하면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주는 것을 회사운영의 기본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사장과 임원들이 솔선수범하고 사원들이 이를 믿고 따라주면 회사의 경쟁력은 자연스럽게 우러날 것이라고 강조하는 김 사장의 이같은 경영철학은 다른 회사와 구분되는 독특한 경영기법을 가지고 있다.
로커스는 해마다 연말에 다음해 회사와 개인의 실천목표를 정한다. MBO(Management By Object)라 불리는 이 실천목표는 사장이나 임원 단독으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말단사원에서부터 사장의 의견을 모두 모아 정하게 된다.
이를 위해 로커스는 매년 10회 이상의 자체 워크숍을 갖는다. 통상 1박2일 정도로 진행되는 워크숍에서는 개인적인 문제에서부터 회사업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로 난상토론을 벌이게 된다. 일종의 브레인 스토밍인 셈이다. 그해 워크숍에서 나온 내용을 모두 취합하면 일반노트로 5,6권 분량에 이른다고 한다.
이를 통해 그해 회사의 경영목표를 정하고 다시 각 본부와 팀의 목표를 정하게 된다. 또한 각 팀원들은 이를 토대로 자체 목표를 확정짓는다. 물론 MBO가 정해지면 매월, 매분기에 이를 달성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방법을 수립하게 되며 다시 별도 측정지표를 마련해 주, 월, 분기마다 평가하게 된다. 계획수립에서부터 최종평가까지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셈이다.
또한 로커스는 우수한 인재양성에 기울이는 노력도 남다르다. 「로커스 대학」이라는 자체 교육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으며 여기에서는 일하는 자세부터 시장 및 업계 동향, 첨단기술 추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내용이 다루어진다. 이것만을 전담하는 사람이 있으며 전문강사까지 두고 있을 정도다.
이같은 열정 덕택에 로커스는 창립 이후 매년 성장세를 유지했으며 지난해 전년대비 2백% 성장하는 1백80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이 때문에 컴퓨터통신통합(CTI)업계에서 로커스는 몇해 안되는 회사 역사에도 불구하고 대기업도 무시 못하는 기술력과 영업력을 자랑하고 있다.
『로커스는 라틴어로 「정상」을 뜻합니다. 회사 이름에서도 이 분야에서만큼은 최고가 되자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사실 최근 IMF 한파에 따른 경기불황으로 회사 전체의 분위기가 침체돼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개방된 회사 분위기, 인재양성에 대한 남다른 자신감이 있기에 IMF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로커스는 오히려 IMF를 계기로 세계시장을 향해 다시 한번 도약하기 위한 힘찬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강병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