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美 법무부, 독점규제 당국 막판 힘겨루기

윈도98 출시를 불과 한달여 남겨논 시점에서 미 법무부와 10여개 주 검찰당국 등 독점규제 당국과 마이크로소프트(MS)간 막판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이 제품의 출하를 강행하려는 MS와 이를 묵과하지 않겠다는 독점규제 당국의 입장이 팽팽이 맞서고 있는 것이다.

특히 MS가 이달 15일을 D데이로 PC 제조업체들의 시스템에 탑재할 윈도98 공급을 시작할 계획이어서 이 시점을 전후로 양측이 타협이냐 정면 대립이냐를 결정짓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어서 양측의 행보가 어느때보다 긴박해지고 있다.

따라서 이번주나 늦어도 다음주 초반이 MS에겐 중대한 운명의 기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중 양측의 극적 타협이 없는한 MS는 올해의 최대 야심작인 윈도98 출시를 저지하려는 법무부 등의 예리한 「반독점 칼날」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그러나 양측이 한치의 양보도 없이 각자의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정면 대결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양측이 정면 대결하게 되면 지금까지의 경과 과정을 살펴볼 때 법무부 등 독점규제 당국이 법원에 대해 단순히 윈도98에 대한 출시금지 요청을 하는데 그치지 않고 MS를 상대로 광범위한 반독점법 위반 소송을 제기할 공산이 크다.

법무부 등 독점규제 당국은 아직까지 이에 대해 노코멘트로 일관하고 있지만 분석가들은 반독점 소송의 범위가 MS의 사업관행을 포함해 주요 제품 전반에 걸쳐 이루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독점규제 당국이 그동안 MS와 대립하면서 조사한 내용엔 이미 알려진 윈도98과 브라우저인 인터넷 익스플로러(IE) 통합 문제외 「자바 프로그램의 윈도화」를 둘러싼 선 마이크로시스템과 MS의 분쟁 넷스케이프 등 「경쟁업체 목조르기」를 겨냥한 불공정 라이선스 계약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윈도98 관련 부분도 IE와의 통합 문제를 넘어 윈도98과 기타 인터넷 응용프로그램의 통합 컴퓨터 부팅시 스크린에 콘텐트를 표시토록 하는 기술도입 등 다양한 문제가 조사 대상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독점규제 당국의 시각은 결국, MS가 PC OS 시장에서 90%에 달하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반으로 윈도 라이선스 업체들에 불리한 계약을 강요하면서 이를 이용해 인터넷 응용프로그램 등 새로운 시장 진출시 특혜를 누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MS측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MS는 법무부 등 독점규제 당국의 주장은 첨단산업 분야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으로간주하고 있다. 특히 현재 양측 대립의 핵심 사안이라 할 수 있는 윈도98과 IE의 통합 문제에 대해선 이들은 별개의 제품이 아니라 기술 발전에 따른 필요적 단일 통합 제품이란 점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이를 분리할 경우 제품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으며 『이를 강요하는 것은 자유 시장 원리에 따른 기술 혁신 의지를 억누르는 처사』라며 독점규제 당국에 정면 대응하고 있다.

상당수 컴퓨터 업체들도 최근들어 MS에 동조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컴팩 등 50여개 업체 관계자들이 최근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독점규제 당국이 윈도98의 출시를 저지할 경우 산업과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 MS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대부분 MS와 직접 경쟁 관계에 있지 않은 하드웨어 및 유통 분야 업체들이며 넷스케이프를 위시한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이들과 또다른 이해관계를 보이는 등 업계 내부의 입장도 갈리고 있다.

MS와 법무부도 이같은 복잡한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라는 점을 인식하고 윈도98 출하와 관련, 최근 타협점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으나 절충안을 도출하는데는 실패했다.

따라서 현상황에서 특별한 변화가 없는 한 MS가 앞으로 엄청난 반독점 회오리에 휘말려 들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렇게 될 경우 윈도98은 물론 MS의 또다른 주력 OS가 될 윈도NT 5.0도 엄청난 타격을 받게 되고 나아가 일각에서 제기되는 MS의 OS 부문과 기타 소프트웨어 부문의 「분할론」이 확산되는 등 MS로선 감당키 어려운 위기에 몰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윈도NT 5.0의 경우 윈도98과 마찬가지로 오디오, 비디오 신호를 자동 전송하는 스트리밍 프로그램 등 다양한 소프트웨어 기능이 통합될 예정이어서 사태의 추이에 따라선 독점규제 당국의 다음번 타킷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심심치 않게 제기돼 왔다.

때문에 사태가 커지는 것을 원치 않는 MS측이 조만간 극적인 타협안을 제시할 가능성도 없지 않은 것으로 분석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오세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