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단말기시장이 공급자 중심에서 사업자 중심으로 재편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이동전화단말기시장은 공급업체가 몇몇 대기업으로 한정돼 있어 사업자보다 생산업체들이 공급 가격 및 수량, 기능 디자인면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하지만 최근들어 사업자들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 등을 통한 독자브랜드 출시와 공급선 다변화를 적극 검토하고 있어 이동전화단말기시장의 중심구도가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이동전화사업자들은 삼성전자, LG정보통신, 현대전자 등 주요 대기업으로 한정돼 있던 단말기 공급선을 후발 중소 단말기 생산업체로 다양화하고 OEM 등을 통한 독자 브랜드 제품 출시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는 기존 공급자 중심의 단말기 시장의 경우 공급제품의 종류와 수량, 가격의 한정으로 사업자들이 경쟁력 확보를 위해 무리한 단말기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인력을 집중 투입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많다는 사업자 내부의 평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SK텔레콤(대표 서정욱)은 IMT 2000을 비롯, 미래 이동통신에 대비하고 단말기부문 자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에서 중소 단말기 제조업체의 인수 및 OEM을 통해 독자브랜드 생산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자회사인 한국이동통신(대표 홍경)을 통해 지난 97년부터 단말기 개발과 생산지원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데 현재 중소 정보통신 벤처기업들과의 제휴, 연계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통신프리텔(대표 이상철) 또한 미래 이동통신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단말기술 확보와 제조업체에 대한 대응책 마련 차원에서 OEM 등을 통한 독자모델 출시를 적극 추진 중이다.
한통프리텔은 OEM 제휴사의 선정에 대해 텔슨전자, 건인텔레콤 등 중소 정보통신 전문기업을 대상으로 검토작업을 진행중인데 조만간 제휴사를 결정, 이를 발표할 방침이다.
이동전화사업자의 단말기 유통사업 겸업 허가로 지난 4월부터 단말기 유통시장에 본격 진출한 신세기통신(대표 정태기)은 기존 생산자 중심의 시장이 단말기의 고가 유통을 야기시켰다고 판단, 기기가격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외산제품의 수입, 유통을 검토중이다.
하지만 신세기통신은 수입 추진 중인 단말기의 대부분이 수입선다변화로 수입 금지돼 있는 일산제품인 점을 감안, 정확한 수입시기와 시장 출시는 확신하지 못하는 상태다.
이밖에 LG텔레콤(대표 정장호)도 최근 어필텔레콤과의 제휴를 통해 코브랜드 단말기 출시전략을 발표했고 한솔PCS(대표 정용문)도 해태전자, 한화정보통신 등 후발 PCS 생산업체를 통한 공급선 다양화를 모색 중이다.
<김윤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