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응접실] IMF는 "새로운 시작" (12)

메이콤 배수원 사장

「99.5%.」

지난해 메이콤이 해외시장에서 달성한 성적표다. 메이콤은 지난해 수출에서만 전체 매출액 7백50만달러 가운데 절대 액수인 7백40만달러를 달성했다. 밖에서 벌어 안을 살찌우는 전형적인 수출 주도형 기업이 바로 메이콤이다. 이 때문에 메이콤은 「세계 시장의 작은 거인」으로 통하고 있다.

중소기업이고 자체 해외 판매망을 갖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메이콤이 이같은 위업을 달성한데는 기술력이 바로 회사의 경쟁력이라는 배수원 사장의 앞선 기술력 확보를 위한 남다른 욕심에서 기인한다.

『기업은 회사 역사만큼의 기술력을 가져야 합니다. 국내 기업의 가장 큰 맹점은 5년된 기업이나 10년된 기업이나 기술력 수준이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회사 성장속도가 조금 늦더라도 무리하지 않고 차근차근 기술 축적단계를 밟아가는 것이 궁극적인 회사경쟁력이라는 생각입니다.』

이를 입증하듯 메이콤은 매년 회사 전체 매출액의 15∼20%를 연구 개발비로 투자하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회사 재정 상태와 관계없이 1백만∼1백50만달러를 기술개발을 위해 쏟아부을 계획이다. 또 올 7월 정도에는 기술 고문제를 도입해 실무경험이 있는 학계의 전문교수들을 초빙해 연구원들이 정체되지 않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기술력 못지않게 메이콤이 자랑하는 회사 경쟁력 비결은 제품 품질에 대한 자신감과 고객과의 철저한 신뢰감 형성이다.

『고객을 만족하는 수준이 아니라 고객에게 감동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품 사이클은 불과 1∼2년이지만 한번 형성된 신뢰감은 최소 10년을 보장합니다. 회사의 인지도가 낮더라도 고객과 이같은 상호 신뢰감이 쌓이면 처음에 다소 어려움을 겪더라도 언젠가는 빛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해외 비즈니스에서 신뢰감 형성은 다른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자산입니다. 고객이 다섯을 요구했을 때 열을 주어야 한다는 마인드가 중요합니다.』

실제로 메이콤 배수원 사장은 답답하리만큼 제품 품질에 기울이는 정성은 남다르다. 제품 디자인부터 개발, 생산, 검사를 전두지휘하며 자신감이 서지 않을 경우에는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이에따라 메이콤은 한번 거래한 고객은 평생 고객이라는 생각으로 거래 성사와 별개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배 사장은 이같은 신뢰감 때문에 한 번 거래한 고객은 결코 다른 거래처로 눈돌리지 않으며 때로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은 바이어가 다른 고객을 소개해 주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덧붙인다.

이 덕택에 메이콤은 현재 30여개국에 1백50여명의 바이어를 두고 있으며 올해 50여개국으로 수출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96년 1백만달러, 97년 5백만달러 등 96년 이후에 매년 정부에서 주는 수출금자탑을 수상했으며 올해 1천만달러 수상도 무난할 것이라고 자신한다.

메이콤은 국제통화기금(IMF) 한파에 따른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올해 지난해보다 배이상 늘어난 1천5백만달러 매출액 달성을 목표하고 있다.

자신감 있는 제품경쟁력에 원화가치 하락에 따른 가격경쟁력까지 확보할 수 있어 메이콤에 IMF는 말 그대로 또 한번 도약할 수 있는 호기인 셈이다.

<강병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