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응접실] IMF는 "새로운 시작" (13)

가우리정보통신 최진학 사장

『국제통화기금(IMF) 시대의 수많은 실직자들이 군에서 명예퇴직한 나같은 사람도 정보통신분야에 뛰어 들어 나름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새로운 희망과 용기를 가지지 않겠습니까.』

최진학 가우리정보통신 사장은 IMF시대를 뚫고 나가는 경영자이다. 상황을 회피하거나 우회하지 않고 정면으로 받아치는 사람이다. 대전지역 벤처기업 제1호인 이 회사의 이름과 그의 경영철학이 이를 뒷받침한다.

가우리는 고구려를 뜻하는 우리말이다. 진취적인 고구려 정신과 슬기로운 조상의 지혜를 이어받겠다는 의미로 가우리를 선택했다.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 핵심 기술역량을 보유한 회사를 지향하겠다는 의미이다. 최 사장의 경영철학도 「끊임없는 창조와 도전」이다.

최 사장이 IMF를 들먹이는 이유도 따지고 보면 그의 독특한 개인적 이력에서 비롯된다. 그는 육사 32기 대표화랑 출신이다. 「미래의 참모총장감」으로 탄탄대로를 걷던 그는 그러나 자신의 의사와 상관 없이 「하나회」 명단에 올랐고 결국 이것이 빌미가 돼 군복을 벗고 명예퇴직했다.

위기는 곧 기회이고 어려울 때일수록 원칙에 입각한 정면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최 사장은 지난해 정보통신사업 진출을 결심하고 치밀한 사전 정비작업을 거쳐 올해 4월 가우리정보통신을 설립했다.

핵심 역량을 갖추기 위해 고급 연구인력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대덕단지를 끼고 있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 분야별로 내로라하는 이 지역의 교수들을 자문단으로 끌어들였다. 이론과 현장을 접목, 「돈이 되는 상품」을 개발한다는 산­학­연 공조체제를 구축한 것이다.

실제로 이 회사 연구원들은 자신들의 연구 성과는 물론 각종 애로사항을 자문 교수들에게 문의하고 해결 방법을 지도받는다. 최 사장의 역할은 이런 과정을 통해 회사의 개발력과 상품성을 극대화하는 통괄 지원 조정자라고 할 수 있다.

이같은 노력은 최근 각종 신제품 개발로 가시화되고 있다. 수종(樹種)사업으로 선택한 비동기전송모드(ATM)분야에서는 PC용 접속카드를 비롯한 단말장치 및 소프트웨어를 선보였고 기존망과 접속이 가능한 망 연동장치 개발도 성공했다.

특히 PC에서 운용되는 전화국 망관리시스템은 국내 유일의 솔루션으로 한국통신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 멀티미디어사업분야의 동영상 하이퍼미디어 저작도구 및 재생기는 지금 당장 시장에 출시해도 엄청난 상품성을 인정받을 만큼 독보적이다.

이 회사는 벌써 4건의 특허등록 및 특허출원을 했다. 더욱이 대부분의 연구과제가 산업자원부, 정보통신부, 중소기업청 등이 수행하는 각종 국책과제를 끌어와 성공한 것으로 대외 기술력까지 인정받고 있다.

최 사장은 IMF체제일수록 도전의식과 창조력을 강조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것만이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한줄기 빛이라는 것이다. 가우리정보통신은 그동안 연구실에서 쌓아온 기술을 하나하나 선보일 계획이다. 대전, 충청지역 벤처 1호기업이 IMF시대의 정보통신시장에서 평가를 받게 되는 것이다.

<이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