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실리콘밸레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벨 게이츠 회장이 미국의 유명 골프클럽 생산업체인 캘러웨이사의 TV광고에 등장해 그 배경을 두고 말들이 많다.
이 광고에서 게이츠 회장은 『나도 골프를 좋아해서 자주 즐기는 편인데 실은 이 클럽을 애용하고 있어요』라는 말과 함께 시종일간 미소를 띠고 있다.
물론 게이츠회장이 MS가 아닌 타사 광고에 출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렇다면 빌 게이츠씨가 골프 광고에 출연한 목적은? 돈 때문일까?」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빌게이츠 자신이 출연 이유를 밝힌 것은 아니지만 여러 가지 정황을 놓고 볼 때 MS의 이미지를 바꿔보려는 시도의 하나라는 분석이 가장 설득력을 갖는다.
법무부의 독점금지법 위반 제소 이후 PC업계 뿐 아니라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MS와 게이츠회장에게는 「지배자」 「왕국」이라는 강자의 이미지가 확산되고 있다. MS측은 지금까지 이를 방치해 왔으나 오는 25일로 예정된 윈도98 출하에 앞서 이 이미지를 바꿔놓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골프는 미국 사회에서는 매우 대중적이고 보편적인 인기 스포츠다. 특히 최근 타이거 우즈의 등장으로 미국 최고의 스포츠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에 게이츠씨가 지배자의 이미지를 벗고 보통사람이라는 친밀감을 어필하기에는 안성맞춤인 셈이다.
한편 MS는 이 광고의 방영과 동시에 자사 광고 스타일도 기존 자사 제품, 서비스 위주의 광고에서 PC 전반의 이미지 광고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 제품명 등을 완전히 없애고 세계 어린이들의 커뮤니케이션과 교육에 PC가 앞장서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는 것이다. 「PC가 세계를 묶어 주고 있다. 그리고 그 PC를 뒷받침하는 곳은 MS이다」라는 점을 간접적으로 어필해 이미지 향상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풍부한 자금과 기술, 마케팅력을 무기로 경쟁업체를 하나하나 손아귀에 넣어온 MS. 전세계 PC산업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MS가 지금 가장 목말라하는 것은 바로 대중 즉, 소비자들의 지지와 애정이다.
<심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