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기술과 멀티미디어 그리고 인터넷과 전자상거래는 우리 앞에 놓인 21세기의 화두이다. 소리없는 총성으로 대변되던 무역전쟁은 이제 기술전쟁으로 바뀌고 기술이 곧 국가경쟁력으로 자리잡는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다. 정보기술이 차세대를 이끄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모든 국민이 정보의 샘으로 목을 축이는 첨단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추세에 맞춰 본지가 후원하고 정보처리학회가 주최하는 「98국제 컨퍼런스/IT21」가 오는 18.19일 양일간 한국과학기술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다. 이에 본지는 「기업의 경쟁력 향상과 21세기 정보기술」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의 주요 발표자 6인의 주제발표 내용을 요약 정리한다.
<편집자 주>
멀티미디어 휴먼인터페이스-김상룡 삼성종합기술원 이사
정보지능화를 위해 연구되고 있는 휴먼 인터페이스 기술은 인간 중심 디자인을 기본 방향으로 영상인지 및 시각화(Visualization), 소리의 인지와 생성, 언어 번역 등의 영역에서 구체적인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일례로 음성의 경우 불과 수년 전만 해도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졌던 대용량 연속음성 인식이 PC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형태로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으며 무제한의 음성합성기술도 이미 상용화되어 있다.
음성에 대한 연구는 이제 단순한 입출력 기능을 넘어 선진 연구기관에서는 대화 의도 분석을 포함한 대화체 음성인식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인터페이스와 정보, 지식의 결합을 추구하고 있다. 또한 정보검색에 다국어 형태의 번역서비스도 제공돼 실로 세계의 벽이 없어지고 있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MIT, SRI 등 선진대학과 연구소에서는 영상인지를 통한 인간의 감정과 상황분석, 동적인 3D 시각화, 음성인지 기능 등 이질적인 매체간의 결합을 통한 멀티모달 인터페이스에 관해 21세기 초 실용화를 목표로 활발한 연구가 진행중이다. 국내에서도 국가경쟁력의 유지와 향상을 위해 「인간과 컴퓨터의 통합」이라는 인간화 추세에 대비한 철저한 기술연구 확보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우리 생활에 일상적으로 이용되는 이동전화기를 비롯한 각종 통신기기 및 휴대형 컴퓨터 등의 단말기도 점차 복합기능화하고 있고 이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소형화, 착용화, 저전력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경향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더욱 고도의 지능을 가진 인터페이스 방식이 요구되며 인간 중심의 감성공학적 접근방식이 중요한 요소로 부각된다.
초고속 접속 네트워크 기술-장종욱 동의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
가입자망의 고도화를 추구하기 위한 가입자 구성방법이 다양하게 추진되고 있다. 초고속 가입자망의 구성방식은 향후 망진화 전략적 측면과 기존 사업자 대 신규 사업자간 대결 국면의 조성이라는 측면에서 분류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에 따라 기존 선로와 무선매체의 활용, 광케이블의 최적 활용을 위한 구성방식으로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기존 전화선의 고속 디지털화(xDSL):방송서비스를 제외하고 현존하는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대부분 수용할 수 있는 전송방식으로 ADSL이 가용하다. 그러나 초기망 구축과 초기 가입자 수용방법에 있어 배선망 구축시 제약이 따르고 페어케이블의 번들구조 상에서 나타날 누화와 신호간섭 등에 의해 서비스 품질의 열화가 나타난다는 점에서 완선동선 기반의 배선구조가 갖는 약점이 극복돼야 한다.
광케이블 가입자망 방식(FTTx):다중화 혹은 집선능력을 이용한 페어게인의 획득, ADSL 전송능력으로 제공할 수 없는 서비스의 제공, 가입자 배선구조의 유연성 제고 등을 위해 가입자 휘더 구간에 전송거리와 전송대역의 제약을 완화시킬 대안으로 FTTx를 선택할 수 있다.
케이블TV 활용방식(HFC):동축케이블을 주요 전송수단으로 하는 HFC는 고효율 변복조, 디지털 신호처리기술에 의해 광대역 양방향 트래픽 전달능력이 실현돼 왔다. 종래의 동축케이블 기반의 케이블TV 전송망 휘더 구간을 광케이블로 대체하는 광케이블 동축케이블 결합구조방식으로 급속히 전환되고 있다.
무선가입자 망선로 방식(HFR):고정형 단말기 혹은 이동형 단말기를 통해 무선접속 능력을 지원하는 WLL과 구내배선을 무선화하는 WCPN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WLL은 2Mbps 전송대역을 지원하는 IMT 2000과 1백55Mbps 전송대역을 지원하는 ACTS의 MBS가 대표적 사례. 무선접속기술은 멀티미디어 서비스 접속능력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ATM과의 결합이 주요 관심사다.
멀티미디어 통신을 위한 영상부호화 기술-호요성 광주과학기술원 교수
멀티미디어의 핵심인 영상통신분야의 기술은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주로 아날로그방식을 이용했으나 80년대 들어와 원거리 영상회의 등 일부 분야에서 디지털기술이 사용되기 시작했다.
90년대에는 초대규모집적회로(VLSI)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고속 영상신호처리기술이 발달해 그때까지 이론적으로만 연구돼 오던 디지털 영상신호 압축기술이 실용화 단계로 접어들게 됐다. 이를 바탕으로 디지털 오디오, 비디오(AV)서비스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영상신호는 그 자체의 속성이 다른 신호들과는 달리 정보량이 많아 제한된 용량의 저장매체에 저장하거나 용량이 적은 전송채널을 통해 전송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이러한 영상신호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는 영상신호 데이터의 압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또한 디지털 AV서비스의 성공적인 보급 및 확산을 위해 관련부품의 가격은 물론, 관련 단말기간의 국제간 동작 호환성이 중요하다. 이러한 요구조건을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디지털 영상신호와 오디오 신호를 압축해 처리하는 국제 표준방식의 필요성이 크게 대두됐다.
이에 따라 여러 국제표준화기구에서는 디지털 영상신호 압축에 대한 다양한 표준기술을 제시했다. 우선 ITU-T의 H.261과 H.263 권고안의 기술적인 내용은 주로 원거리 영상회의에 적용된다. 또 ISO/IEC에서는 정지영상 압축표준인 JPEG 알고리듬과 동영상 압축표준인 MPEG 알고리듬을 제정했다. 특히 현재 MPEG1 및 MPEG2 표준은 현재 여러 응용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MPEG4의 경우 한창 표준화 작업이 진행중이다.
전자상거래와 암호기술-박성준 한국정보보호센터 기술연구팀장
현재 가상공간에서의 전자상거래(EC)는 국가 정보경쟁력의 척도로 부상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전자상거래의 기본 모델은 전자지불 수단을 발행하는 은행, 발행된 전자지불 수단을 이용하는 소비자, 그리고 상점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기본적 모델체계에서 정보보호 대상은 크게 세가지로 대별된다. 첫째는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관련된 거래 당사자와 거래내역 보존, 둘째는 오프라인(Off Line) 결제로 인한 전자화폐의 이중 사용 방지, 마지막으로 거래행위 자체의 부인봉쇄이다. 이같은 세가지 정보보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이 바로 암호기술이다.
우선 거래 당사자 보호문제는 행위자의 익명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은닉 전자서명기술로 해결가능하고 암호화기술로서 거래내역의 보존도 이뤄진다. 또 암호프로토콜 기술로 부인봉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전자서명기술을 통해 사용자 인증 및 내용인증을 동시에 보장할 수 있다.
이처럼 정보보호 문제를 확실히 해결할 때만 EC의 안전성,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활성화의 계기도 마련할 수 있는 것이다. 암호기술 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것이 부인봉쇄를 위한 각종 인증과 전자문서의 위변조를 방지할 수 있는 전자서명기술이다.
전자서명기술이 제대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전자서명법 제정과 공개키의 운영을 책임지는 인증기관들의 네트워크인 공개키 기반구조(PKI)의 구축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여기서 공개키의 위변조를 방지하고 안전한 운영, 관리를 보장하는 PKI는 국가적인 정보인프라로서 향후 EC의 성장과 함께 그 역할의 중요성이 증대할 것이다.
차세대 인터넷 환경과 어플리케이션-ETRI 슈퍼컴퓨터센터 변옥환 박사
21세기의 국가경쟁력을 선도할 차세대 인터넷, 어플리케이션과 이를 둘러싼 고성능 컴퓨팅, 네트워킹 환경 및 관련 기술은 현재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매우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정보통신 분야에서 가장 앞서고 있는 미국의 경우 컴퓨팅, 네트워킹, 정보인프라스트럭처 구축의 뿌리는 지난 91년 고성능컴퓨팅법 통과 이후 가장 성공적으로 추진됐다고 평가받는 HPCC 프로그램과 이를 확대, 발전시킨 CIC R&D 프로그램을 든다. 컴퓨터, 네트워크 등 정보인프라스트럭처 구축과 관련된 대부분의 연구개발 사업이 이들 프로그램의 틀속에서 국가경쟁력과 국민생활 복지의 획기적 증진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이러한 틀 가운데 차세대 인터넷망을 정부 주도로 금년부터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기술 및 첨단 애플리케이션을 개발에 몰두했다.
이와 함께 최근들어 미국은 차세대인터넷(NGI) 프로그램 내에 첨단 네트워킹환경을 선도하는 각 정부부처 네트워크인 vBNS, DREN, ESnet, NREN, ATDnet 개발 프로그램을 포함시켰다. 1백여개 대학이 자발적으로 모여 추진하고 있는 인터넷2 프로젝트는 NSF의 망지원 프로그램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NGI를 실현하는 핵심 지원세력으로 자리잡았다.
NGI의 목표는 첨단 네트워킹기술의 실험적 기술개발, 차세대 인터넷 테스트베드 구축 및 획기적 수준의 애플리케이션 개발, 적용 등 세가지로 이 목표는 서로 상호보완관계를 가지고 동시에 추진해야 할 프로젝트다.
이같은 미국의 모범사례를 본받아 국내에서도 차세대 인터넷과 획기적 애플리케이션, 컴퓨팅 인프라스트럭처에 맞춰 커다란 틀을 짜고 이를 조기에 실천하는 데 만전을 기해야 한다.
APAN 개요 및 차세대 인터넷과의 상호 연동-한국정보통신대학원 윤찬현 교수
미국과학재단(NSF)은 인터넷 고도화를 위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NSFNet2(vBNS)망을 구축했다. 초기에는 5개 수퍼컴퓨터센터와 13개 대학, 연구소로 구성, 운영됐으나 최근에는 가입기관이 40여개 이상으로 늘었으며 연내에 1백여개 기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NSFNet2의 성공적인 실험은 유수대학의 전산센터를 중심으로 추진됐던 인터넷2 구성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미국 행정부 역시 차세대 인터넷(NGI) 구축을 선언하는 등 새로운 형태의 인터넷 구축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97년 NSF는 HPIIS 프로그램을 통해 NSFNet2에 접속할 수 있는 공식채널을 마련했다. 아시아지역의 경우 한국, 일본, 호조, 싱가포르 등 4개국이 중심이 돼 APAN 컨소시엄을 구성, 여기에 참여하고 있다. APAN은 지난 96년 3월 APEC 통신워킹그룹(TWG)에서 제안한 것으로 한국과 일본이 주축이 돼 아시아, 태평양지역을 중심으로 국제 초고속망의 상호 연동성 시험 및 광대역서비스의 상호 운용성을 시험하고 NSFNet2 접속을 통해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의 가능성을 시험하며 관련 네트워킹 기술 및 서비스의 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다.
APAN 구축은 현재 1단계로 한국, 일본 교환점간 ATM망 개통을 완료했으며 2, 3단계로 공동실험 기관별 망연동시험을 거치고 있다. 오는 7월 미국 시카고의 STAR-TAP을 통해 NSFNet2에 접속될 APAN에는 한국의 고에너지 물리분야 17건, 일본의 의료응용분야 외 31건 등 4개국 총 67건의 국제공동연구가 앞으로 5년간 행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