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가입자회선(DSL) 서비스가 본격화하고 있는 미국에서는 최근 상향전송보다 하향전송에 더 많은 대역폭이 요구되는 인터넷이 폭발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지역전화 사업자들이 xDSL 서비스 중 하향전송 속도가 월등히 뛰어난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 서비스를 미국 전역에서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ADSL 상용화가 본격적으로 추진됨에 따라 미 벤처기업 어웨어(Aware)가 개발한 「DSL 라이트(Lite)」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DSL 라이트는 그동안 ADSL 서비스 상용화를 저해해왔던 스플리터(Splitter) 설치에 따른 복잡한 기술적인 문제, 거리제한 문제, 고가의 가격 및 표준문제 등 ADSL의 제반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어웨어는 이 기술로 체크포인트, e퓨전 등 미 유력 벤처기업과 함께 미 비즈니스 잡지 「포천」이 매년 지명하는 12개 벤처기업에 선정됐으며 또한 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 컴팩 등 미 주요 컴퓨터업체에 이 기술을 라이선스하고 있다.
DSL 라이트는 ADSL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 반드시 설치했던 스플리터 없이도 ADSL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다. DSL 라이트는 데이터와 음성을 분리하는 스플리터 기능을 모뎀, 모듈, 소프트웨어에 탑재해 ADSL의 음성과 데이터 신호를 분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ADSL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 설치되는 스플리터는 전문적인 기술을 필요로 하는 장치로 일반 이용자가 설치하는 것이 불가능해 ADSL 서비스업체들은 가입자가 있는 지점에 스플리터를 설치키 위해 서비스팀을 보내야만 했다.
미국의 경우 ADSL 서비스 제공업체들은 하루에 1만건 이상 스플리터 설치주문을 받고 있지만 각 서비스 제공업체의 기술자들이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설치건수는 3건 정도에 불과해 스플리터는 ADSL 확장에 큰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이에 따라 DSL 라이트는 스플리터 설치비와 설치에 따른 서비스비용 등 ADSL 서비스 초기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어 ADSL 상용화를 본격적으로 앞당길 것으로 예상된다.
DSL 라이트의 데이터 전송속도는 하향 1.5Mbps, 상향 5백12kbps로 기존 ADSL 서비스가 하향 6Mbps, 상향 6백40kbps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것에 비해 속도는 다소 느리지만 가격대 성능비가 뛰어나며 특히 일반 모뎀처럼 간단히 설치함으로써 기존 56kbps 모뎀보다 25배 빠른 데이터 전송을 제공하는 점이 장점이다.
기존 ADSL 서비스는 거리가 멀어짐에 따라 데이터 전송속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일반적으로 ADSL 서비스는 5㎞ 내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 가능하다. 그러나 최근 여러 실험 결과 DSL 라이트는 최고 6㎞ 이내까지 데이터 전송이 가능, 데이터 전송거리를 대폭 확장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DSL 라이트는 ADSL 상용화에 걸림돌로 작용해왔던 ADSL 서비스 사용료를 대폭 줄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일반적으로 미국에서 ADSL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서는 데이터 송수신 속도에 따라 월 70달러에서 2백50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그러나 DSL 라이트는 서비스 요금을 대폭 절감, 한달에 30∼45달러 내외에서 ADSL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DSL 라이트는 DMT(Discrete Multi-Tone)를 기반으로 한 기술이다. DMT는 미 스탠퍼드 대학에서 개발한 ADSL의 선로부호방식(Line Code)의 일종으로 2백56개의 균등분할된 대역폭을 진폭변조방식과 위상변조방식을 결합해 데이터를 변조한다. DMT는 AT&T에 의해 개발되어 유럽에서 지지를 받고 있는 CAP(Carrierless Amplitude and Phase Modulation)방식과 ADSL표준에 관해 치열한 표준화 논쟁을 벌여왔다.
그러나 최근 컴퓨터, 통신업체들이 DMT를 기반한 DSL 라이트를 본격적으로 상용화할 계획을 밝히고 있다. 지난 2월 컴팩, 인텔, MS 등은 DSL 라이트 기술을 기반으로 제안된 「유니버설 ADSL」 표준안을 마련했으며 현재 US웨스트, 벨애틀랜틱, GTE, MCI를 비롯, 최근 아메리테크를 인수한 SBC커뮤니케이션 등 미 주요 통신업체들도 이 표준안을 적극 지지하고 나서고 있다.
특히 CPA를 ADSL 표준안으로 제안하고 있는 도이치텔레콤, 프랑스텔레콤, 브리티시텔레컴 등 유럽 4개국과 일본의 NTT가 유니버설 ADSL을 지지하기로 함에 따라 DSL 라이트를 활용한 기술보급이 급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DSL 라이트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어웨어는 「G.lite」라는 이름으로 DSL 라이트를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ADSL 표준안으로 제출했으며 관련 전문가들은 G.lite가 오는 10월께 ITU의 최종 결정을 거쳐 ADSL 표준안으로 최종 확정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정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