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장거리통신 사업자인 AT&T가 미 케이블TV 사업자인 텔레커뮤니케이션스社(TCI)를 전격적으로 인수함에 따라 미 통신시장에 일대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AT&T는 3백20억달러의 TCI주식 인수와 1백60억달러의 TCI채무를 상계하는 방식으로 총 4백80억달러를 들여 TCI를 인수키로 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인수 작업을 끝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 최대 전화사업자와 미 2위 케이블TV 사업자간의 이번 인수를 계기로 기존의 일반 통신 사업과 인터넷 통신사업의 대통합이 활발히 추진되어 전세계 통신시장에 일대 변혁이 일어날 전망이다.
AT&T는 장거리전화, 이동전화, 케이블TV, 인터넷 접속 서비스 등 전화와 통신을 총괄하는 사업을 펼치게 됐으며, 이를 위해 이들 사업부를 총괄하는 「AT&T 컨슈머 서비스」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이클 암스트롱 AT&T 회장은 『양사는 이 인수를 통해 연간 20억달러의 시너지효과를 창출하게 될 것』이라고 밝히고 『특히 AT&T 컨슈머 서비스 사업부는 연간 70억달러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인수는 AT&T의 취약한 사업부문인 지역전화사업과 인터넷 사업을 본격 강화키 위한 AT&T의 포석으로 풀이된다.
최근까지 AT&T는 지역전화 사업과 인터넷 사업을 강화키 위한 일련의 노력을 진행해왔다. 특히 AT&T는 인터넷 사업 확충을 위해 미 최대 인터넷 통신 사업자인 아메리카온라인(AOL) 인수를 진행해왔으나 AOL의 반대로 인수계획이 최근 무산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인수를 통해 AT&T는 기존 케이블망을 통해 간접적으로 지역전화사업에 본격 진입하게 되었고 특히 그간 소극적으로 펼쳐왔던 인터넷 관련 사업을 대폭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번 인수가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장거리 전화 시장과 케이블TV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업체간의 인수라는 점에서 관련 전문가들은 이번 인수가 독점금지법 논쟁을 불러일으키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대해 AT&T와 TCI는 동종 업체간의 인수가 아니라는 점을 들어 독점금지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지만 AT&T가 TV, 케이블TV, 인터넷 접속 서비스 등 전화와 통신을 포괄하는 서비스를 제공함에 따라 규제 당국에 의해 반독점 금지법 여부에 관한 조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한편 AT&T의 존 제그리스 사장이 AT&T 컨슈머 서비스 회장직을 맡게될 예정이며, TCI의 존 말론 회장은 AT&T 이사회 임원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정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