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단말기 해제품목 제외.. 업계 파장

이동통신업계에서 논란이 일었던 일본산 휴대폰 단말기의 수입선 다변화 해제시기가 오는 99년 6월로 확정됐다.

정부는 세계경제의 개방화, 자유화 추세에 맞춰 지난 78년에 도입했던 수입선 다변화제도를 오는 99년 6월말 완전 폐지키로 결정하고 이 중 40개 품목은 30일부터 해제하는 한편 휴대폰 단말기를 비롯한 나머지 16개 품목은 오는 99년 6월에 해제한다고 밝혔다.

일본산 휴대폰 단말기에 대한 수입선 다변화 해제시기가 이처럼 오는 99년 6월로 늦춰진 데 대해 국내 단말기 제조업체들은 「바람직한 현상이며 이는 국내 단말기 업체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가 배려한 것」이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단말기 자체의 경쟁력은 있지만 부품의 대일의존도가 높은 현 상황에서 정부가 이같은 조처로 국내업체를 보호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올 하반기 자체 개발한 휴대전화 단말기로 대거 시장진입 채비를 갖추고 있는 중소단말기 업체들의 생존과 발전을 생각해본다면 정부로서도 일본산 제품의 국내 유입시기는 최대한 늦추는 것이 마땅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배순훈 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달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최근 중소기업들이 잇달아 단말기사업에 진출한 것을 고려, 향후 1년 정도는 국내업계를 보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하지만 이같은 조치에 대해 이동전화 사업자들은 다소 실망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본산 단말기의 품질을 신뢰한다기보다는 외산 제품과의 경쟁을 통해 그동안 고가로 지적돼왔던 국내 단말기 가격의 인하를 기대해왔으나 이같은 기대가 당분간 허사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산 단말기의 수입의사를 강하게 내비치며 이번 7월 해제를 학수고대하던 신세기통신의 경우 실망감과 허탈감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장비 제조업체들은 그러나 사업자들의 이같은 허탈감에 대해 『무리한 보조금 지급을 걱정할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제품유통으로 시장질서를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휴대폰 단말기의 경우 외산 부품가의 상승으로 당분간 가격인하는 어렵겠지만 부품에 대한 대일의존도가 높은 현 상황에서 단말기 판매를 위해 일본업체들이 부품가를 인상할 경우 국내업체들은 속수무책이며 결국 단말기 가격은 기대와 다른 상황을 연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동통신업계의 이같은 엇갈린 희비상황에서 정부의 1년간 유예조치가 장비 업체들로 하여금 부품 국산화를 얼마나 진척시킬는지 지켜볼 일이다.

<김윤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