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이 이 정도로까지 붐비는 줄 알았으면, 차를 가지고 오지 않았을 텐데, , , 』. 주말 번화가의 백화점이나 도심 근교의 유원지를 찾았을 때 운 나쁘면 뒤죽박죽인 차들로 주차 공간을 찾기까지 수십분씩 진땀을 흘리는 경우가 더러 있다. 이 때 미리 주차장의 상황을 안다면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하며 고생할 필요는 없게 될 것이다.
일본에서는 앞으로 1년정도 지나면 이같은 불편을 덜어 줄 귀중한 정보를 손쉽게 수중에 넣을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쓰이물산과 주차장관련 설비기기류 제조, 판매업체인 일본신호가 공동으로 일본 전역의 주차장에 관한 정보를 빠르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내년 초 개시를 목표로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서비스 이름은 IPOS(인포메이션 포트 시스템)이고, 현재 도쿄의 시브야키와 우에노, 요코하마 등지에서 실험을 추진 중이다.
일본 전역의 주차장 수는 10만 또는 20만 정도로 추산되고 있는데, IPOS에서는 주차난이 심각한 역과 백화점 주변의 3만4만군데 주차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미 2만군데에 대해선 데이터가 확보된 상태이다.
정보 내용은 주차장 소재지를 비롯해 만차, 공차여부, 주차가능 차종 및 대수, 요금체계 등 주차에 관한 것이다.
이 서비스는 전국의 주차장에서 모은 주차관련 정보를 우선 IPOS센터에 집결해 이것을 운전자가 알 수 있도록 가공처리해 차량에 제공하는 형태로 움직인다. 서비스를 받아보기 위해선 차량자동항법장치(카내비게이션)와 휴대전화가 필요하다.
사실 일본에는 이외에도 이미 자동차대상의 정보서비스가 여러개 있다. 예를 들면 도요다자동차계열의 도요다미디어스테이션이 제공하는 「MONET」와 독일 다이무라 벤츠계열의 다이무라 벤츠인터서비스 텔레마틱일본이 서비스 중인 「인텔리전트 트래픽 가이던스시스템(ITGS, 최신식교통정보시스템)」 등이다.
운전자에게 운전에 필요한 유효 정보를 제공하는 자동차 정보서비스가 일본에서 만개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이면서 서비스는 2년전 등장한 「도로정체정보」. 경찰청이나 각 지자체의 경찰 본부가 수집하고 있는 교통상황정보를 도로교통정보통신시스템(VICS)을 통해 운전자에게 제공하는 이 서비스는 무료라는 이점때문에 널리 보급돼 있다. 수신기 누적보급대수는 98년 3월 말 현재 44만2천대이다.
도요다와 벤츠가 제공하는 MONET와 ITGS는 도로정체정보보다 좀더 발달된 서비스로 교통상황정보 등을 운전자가 알기쉽도록 가공한 데다 새로운 정보를 추가한다.
예를 들어 ITGS는 VICS를 통해 입수할 수 있는 도로정체정보나 교통규제, 사고정보 등을 활용해 목적지까지 최단시간에 주행할 수 있는 도로를 안내하는 「다이나믹 루트 가이던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뉴스나 일기예보, 레저정보 등도 나오는데, 운전자에게는 시간에 관계없이 제공한다.
또 목적지에 관한 정보도 이용할 수 있다. 예컨대 MONET의 경우는 목적지의 지도를 비롯해 레스토랑, 주유소 등의 소재지, 전화번호, 영업시간 등을 알려준다.
이밖에도 긴급상황시에는 구조센터에 자동으로 연락을 취해 구급차나 소방차, 정비차 등을 신속히 도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다만 이들 서비스는 VICS와 달리 정액의 사용료를 물리는데, MONET는 연간 6천엔, ITGS는 월 3천엔이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자동차대상의 무료정보서비스도 있다. 소니와 덴쯔(電通), 일본IBM 등 11개 업체가 공동으로 운용하고 있는 「모빌링크」가 그것으로, 운전자는 인터넷을 열람할 수 있는 전용 소프트웨어를 카내비게이션에 장착한 후 모빌링크 홈페이지에 접속해 정보를 얻게 된다.
이와 관련해 소니는 카내비게이션용으로 독자의 열람소프트웨어를 상품화하고 있다. 카내비게이션 디스플레이는 일반 PC용의 4분의 1크기로 작아 인터넷 홈페이지를 그대를 열람할 경우 일부분만을 표시하기 때문에 전용 소프트웨어를 필요로 한다.
자동차 정보서비스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혼다기연(技硏)은 모빌링크와 같은 인터넷을 매개로 하는 서비스를 추진 중이며, 닛산자동차계열의 콤퍼스링크는 올 가을 「닛산카라이프서포트」(가칭)라는 유료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이다.
한편 일본에서 자동차 정보서비스가 활발한 것은 정보의 창구가 되는 카내비게이션의 보급이 주된 원인으로 지적된다. 일본의 카내비게이션 출하대수는 지난해 1백만대였고, 올해는 1백20만대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누계 보급대수는 올 3월 말 현재 2백70만대로 추정된다.
이에 반해 유럽과 미국은 카내비게이션 보급이 극히 저조해 각각 수만대에 불과하다. 도로망이 복잡하고 정체가 흔한 일본과는 도로 사정이 전연 달라 카내비게이션의 필요성이 극히 적기 때문이다.
<신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