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차세대 인터넷인 NGI(Next Generation Internet)에 관심을 갖고 국가적인 차원에서 관련 애플리케이션, 네트워크 기술개발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이 업계와 학계를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다.
NGI는 현재의 인터넷보다 1백∼1천배 빠른 초고속 인터넷으로 미국이 오는 2002년까지 3억달러를 투입해 이를 구축, 범국가적인 네트워크로 자리잡게 할 것이라고 지난해 7월 발표하면서부터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미국 정부가 직접 나서서 챙길 정도로 NGI가 주목받는 것은 현재의 인터넷이 새로운 산업기반으로 자리잡으면서 포화상태를 보임에 따라 의료, 교육, 국방, 환경 등 국가 주요업무를 위한 별도의 인터넷이 필요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국은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NSTC) 주도 아래 대학, 연방연구기관은 물론 국방고등연구회계국(DARPA), 전미국과학재단(NSF), 항공우주국(NASA), 미국표준기술기관(NIST) 등 여러 기관들이 NGI 구축에 착수했다.
전세계는 미국이 NGI 구축계획을 발표할 당시 향후 이것이 하이테크, 네트워킹 분야에서 미국의 지배력을 공고하게 할 허브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섞인 전망을 내놓았다. 정보기술 후진국들의 대미 종속성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지적도 전문가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각국이 이처럼 2000년 이후에나 발생할 일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미 국방부가 연구망으로 사용하던 ARPNET이 현재의 인터넷으로 발전, 인터넷기술 분야의 주도권을 미국이 갖게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데서 기인한다.
최근들어 국내 학계, 연구계, 업계 전문가들이 NGI에 대한 범국가적인 관심과 노력을 촉구하는 것은 예상되는 미국의 지배력에 대항하자는 것이 아니라 자체적인 연구와 개발을 통해 국가자원을 확충, 세계적인 흐름에 맞는 정보통신 환경을 마련하자는 게 요지다.
이를 위해서는 기본통신망, 공중데이터망, 인터넷망 등으로 분리, 구축되는 초고속 정보통신망을 인터넷망으로 통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보통신 기반인 국가정보기반(NII)의 개념을 인터넷으로 정리한 미국의 사례를 따르지 않더라도 인터넷이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꼭 필요한 작업이라는 것이다.
현재 APAN한국협의회 및 몇몇 국책연구기관, 대학이 중심이 돼 펼치고 있는 초고속 인터넷 연구, 개발 작업에 정부기관을 위시한 대부분의 단체들이 힘을 모아야 할 때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일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