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국산화 바람이 거세지자 외국 네트워크업체들이 국산 브랜드를 부착해 판매하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는 리셀러업체나 국내 네트워크업체들의 브랜드를 이용해 장비를 공급하는 형태로 이미 시행해오던 영업방식이다. 최근들어 이같은 OEM 영업이 활기를 띠는 것은 상반기에 저조했던 매출과 무관하지 않다.
특히 하반기들어 교실망과 정부기관들의 네트워크 구축사업이 집중되어 있어 외국 네트워크업체들로서는 매출을 만회하기 위해 몸부림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관 위주의 시장에서 외산 브랜드가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음에 따라 외국 네트워크업체들은 이같이 국산 브랜드를 부착하는 OEM 영업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여기에 외국 네트워크업체들로서는 브랜드를 국산화할 경우 대규모 납품이 가능하고 가격인하에 따른 가격경쟁력 우위를 가질 수 있다. 또 고정매출로 안정적인 영업을 구가할 수 있다는 장점이 OEM 공급을 더욱 가속화시키는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자일랜은 국내 S업체의 브랜드로 네트워크장비를 공급한 데 이어 최근 자사의 리셀러업체인 콤텍과 기술제휴해 공동브랜드를 출시하는 등 국내 네트워크업체와 활발한 공동전선을 펼치고 있다.
한국베이네트웍스는 이달 안에 4세대 케이블모뎀을 출시하면서 국내 네트워크업체와 판매제휴를 모색할 계획이다. 케이블모뎀은 현재 서비스 시행중으로 앞으로 시장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조기선점을 위해 국내업체에 OEM 공급해 국산 브랜드화한다는 전략이다.
한국쓰리콤도 US로보틱스 합병 이후 기존 OEM사업을 확대해 전략제품에 대해 국산 브랜드화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 회사의 OEM사업부는 국내 PC제조업체에 공급되는 모뎀이 주를 이루었으나 앞으로는 리셀러업체나 국내 네트워크업체와 판매제휴를 통해 모뎀 이외의 네트워크 장비에 대해서도 국산 브랜드를 채용한 OEM 공급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이 회사는 현재 국내 네트워크업체와 리셀러업체를 대상으로 활발한 물밑접촉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대만 네트워크업체들도 국내 판매망과 제휴해 브랜드를 국산화(?)한 제품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어 앞으로 라벨만 국산인 네트워크장비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경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