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지쯔가 「패스트 사이클(FC)램」 규격의 D램을 2000년부터 양산한다.
「일본경제신문」에 따르면 후지쯔는 최근 메모리를 고속화하는 독자 설계사양인 FC램 규격의 64MD램 개발을 마무리, 내년 샘플 출하를 거쳐 2000년 초부터 미국 오리곤 공장을 통해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후지쯔는 첫해 양산 규모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2001년까지 이 규격을 적용한 1백28MD램과 2백56MD램 제품도 개발,2003년까지 월 2백만-3백만개 생산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향후 메모리 제품의 주요 규격으로 육성해 나갈 방침임을 밝혔다.
FC램 규격은 후지쯔가 독자 개발해 지난 6월 국제표준화기구인 JEDEC(Joint Electron Device Engineering Council)에 제안한 것으로, 이 규격은 D램의 데이터 입출력 시간을 3분의 1 수준으로 단축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D램 등의 메모리는 매트릭스(격자)형태로 배열된 기록 셀로 구성돼 있다. 기존 D램은 데이터 입출력시 우선 행을 지정한 뒤 열을 다시한번 지정해 데이터를 끄집어내지만 FC램 규격의 D램은 행과 열을 한번에 지정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어 메모리 속도 향상에 크게 기여한다. 그러나 이 규격을 채용할 경우 칩 사이즈가 30% 이상 커진다는 단점이 있어 칩 크기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고성능 서버와 복잡한 동영상을 기록하는 3차원 화상메모리 시장을 중심으로 수요 확대가 기대된다.
한편 FC램과 비슷한 메모리 고속화 설계 사양으로는 일본 NEC가 개발한 「버추얼 채널 메모리(VCM)」을 들 수 있는데 NEC는 내년 4월부터 VCM규격의 64MD램을 샘플 출하하는 한편 2천1년까지 자사 생산 메모리의 절반 이상에 이 규격을 채용한다는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심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