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장조사업체인 IDC는 지난해 미국 ISDN 가입자망이 1백10만 회선에 달했으며 오는 2002년에는 3백% 가까이 증가한 3백만 회선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미국에서 ISDN 가입자망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인터넷서비스제공자(ISP)들이 이의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고 특히 초고속인터넷사업에서 케이블TV업계와 경쟁을 벌이고 있는 전화사업자들이 윈윈전략의 일환으로 디지털가입자회선(DSL)망을 구축하면서 동시에 ISDN회선을 적극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최근 잇따라 합병을 단행한 벨 애틀랜틱, SBC 등의 지역전화사업자가 전국을 분할해 ISDN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AT&T, MCI, 스프린트 등 장거리전화사업자들도 ISDN 구축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따라 지난 96년 미국의 ISDN 가입지역은 전국의 70% 정도였으나 오는 2000년경께는 90∼95% 정도에 달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또한 스리콤, 베이네트웍스 등 네트워크업체들이 ISDN 라우터, 허브, 스위치 등 ISDN 네트워크장비 출시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도 미국 ISDN 발전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유럽은 ISDN망이 세계에서 가장 잘 발달된 지역이다.
주요 시장조사업체의 분석에 따르면 유럽의 ISDN망은 세계 ISDN망의 63%에 달해 미국의 23%, 일본의 12%보다 훨씬 높은 가입자망을 확보하고 있다.
유럽에서 ISDN서비스를 주도하고 있는 국가는 독일이며 통신사업자로는 도이치텔레콤이 전체 유럽시장의 54%를 점유하고 있고 프랑스텔레콤과 브리티시텔레콤의 시장점유율이 각각 16%와 10%이다.
이처럼 유럽의 ISDN서비스가 타 지역에 비해 월등히 앞서는 이유는 유럽지역의 인구밀도가 비교적 높고 기존 전화가입자 선로가 잘 구축돼 있어 ISDN 활성화를 위한 기본 조건을 충분히 갖췄으며 특히 유럽 국가들이 ISDN 표준을 발빠르게 제정, 유럽형 ISDN장비와 서비스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유럽 각국의 통신사업 규제완화와 더불어 인터넷 이용료 인하 움직임으로 ISP들이 ISDN망을 통해 다양한 인터넷과 PC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ISDN 수요가 다시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일본은 여러 통신사업자가 각기 다른 표준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미국과 달리 NTT가 일본 전국에 단일 표준으로 ISDN망을 구축해왔다. 또한 NTT는 ISDN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ISDN단말기 가격하락과 품질향상에 주력하는 한편 기본서비스는 물론 각종 부가서비스를 보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에서는 지난해 ISDN 가입자망이 1백만 회선을 돌파했으며 일본 정부는 ISDN망을 통해 원격교육을 실시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올해말까지 1천여개의 초, 중, 고교에 ISDN망을 연결, 고품질의 원격교육을 추진할 계획이다.
중국의 ISDN 활용수준은 타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나 중국정부가 관 주도로 ISDN관련 기술에 대한 통일기준을 마련하고 있고 특히 일반 전화요금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 ISDN 사용료에 힘입어 중국시장은 성장잠재력을 충분히 갖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정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