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정보대국 기반구축을 위한 시범사업 추진은 여러가지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특히 정책추진의 여러요인은 통신 및 영상산업에 획기적 변화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먼저 정보대국 시범사업은 고정통신에서 이동통신으로 전개돼 온 통신산업의 흐름을 고정통신으로 되돌려 놓을 전망이다. 음성, 데이터,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서비스의 전송이 기술적으로는 광대역 네트워크를 요구하고 있으며 수용자들의 속성 또한 이동성보다는 고정성에 비중이 두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시범사업이 도약(Take-Off)하는 단계에서는 고정통신이 크게 활성화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한계점에 다다른 고정통신이 멀티미디어서비스를 전제로 2000년대부터는 90년대를 대표했던 이동통신을 압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하고 있다. 또한 정보대국 시범사업은 IMF 이후 침체에 빠진 정보통신산업에 대해 새로운 활력소로 작용할 것이고 이는 당장 올 하반기부터 고용증진 등의 가시적 성과로 나타날 전망이다.
비록 시범사업의 형태지만 우리 국민들의 정보 욕구가 상당 수준에 달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평가이어서 부문별 서비스산업의 기반 확충 및 활성화가 예고되고 있다. 이 가운데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 정보제공업체(IP), 콘텐츠제공업체(CP)들의 움직임이 가장 빠를 전망이다.
특히 멀티미디어 통신산업의 주역인 CP부문의 일대전기 마련도 기대되고 있으며 이에 콘텐츠의 유통부문과 벤처기업에 대한 정부 및 대기업들의 지원이 뒤따른다면 영상산업 진흥의 한 계기도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입자망 고도화를 전제로 한 이 시범사업은 통신사업자의 서비스 역량강화도 예측할 수 있다. 기존에 통신 및 방송사업자들은 한정된 서비스만 제공함으로써 각 서비스의 부문별 연계 및 틈새시장 공략에 한계를 나타냈으나 앞으로는 네트위크의 고도화를 바탕으로 수요자의 욕구에 맞는 다양한 패키지서비스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대칭가입자회선(ADSL)이나 무선초고속망 등의 기술이 유력한 광대역 네트워크로 부상한다면 대체산업 발굴에 어려움을 겪어왔던 장비업체들도 또 다른 성장을 기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통신장비업체들은 이미 지난해부터 정보대국 기반구축을 위한 시범사업의 전개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던 상태로 시범서비스 전개가 이뤄지는 대로 장비공급을 개시한다는 방침이다.
정보대국 시범사업 전개로 네트워크사업자, ISP, IP, CP, 통신장비업체, 가입자 등이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는 것이며 또한 이는 침체에 빠진 산업경기의 진작과 고용창출, 산업생산 확대 등의 부수적 효과도 가져오게 될 전망이다.
또 다른 한편으로 정보대국시범사업 전개는 기존 시장구조에 일대혁신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역무중심의 통신 및 방송사업 전개가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융합화의 방향으로 진전될 가능성이 높다.
기간통신사업자는 네트워크 고도화를 바탕으로 음성, 데이터, 동영상서비스 등 멀티미디어에 대한 전략적 사업화에 대해 한층 더 노력할 것이고 케이블TV 등 방송사업자들도 서비스의 융합화에 대항한 시대적 조류에 편승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수요자의 욕구에 부응한 각종서비스의 내용과 요금체계를 바탕으로 네트워크간 경쟁체제가 예상되는 것이다. 특히 한국통신의 가입자선로를 임차해 민간 사업자나 외국사업자들도 ADSL망을 구축하는 상황이 전개된다면 민간사업자들도 PSTN(가입자선로) 없이도 다양한 멀티미디어를 서비스하는 종합정보통신사업자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시룡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