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를 하지 못하고 전화가 끊긴 경우 전화요금을 내야 하는가."
일반전화라면 전화를 건 후 상대방과 통화하지 못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PC 통신은 다르다. 일단 전화가 걸리더라도 원하는 PC통신서비스에 접속하지 못하는 사례가 허다하다. 모뎀을 통해 전화를 거는 것은 항상 가능한 일이지만 "상대방과 통화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인 PC통신서비스 접속은 항상 가능하지 않다는 얘기다.
네티즌의 불만은 여기서 비롯된다. PC통신 접속을 시도했다가 실패했을 때도 거의 대부분 전화요금이 청구되기 때문이다. 특히 접속실패를 확인할 때까지 걸리는 30초 미만의 시간대에도 무조건 한통화에 해당하는 45원의 요금이 적용된다는 사실은 네티즌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PC통신 파워유저인 Y씨는 지난 7월의 전화통화 및 요금내역을 조회했다. 총 전화건수 3백30건 가운데 30초 미만 건수인 2백64건에 모두 전화요금이 물려져 있었다. 2백64건의 전화내역을 유니텔 등 통신망의 시간대별 접속내역과 비교해본 Y씨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다른 사람과의 짧은 통화를 제외하고 PC통신 접속실패 시간에 모두 요금이 부과됐다는 사실을 알았던 것이다. 한국통신에 문의한 Y씨는 더욱 황당했다. 돌아온 것은 "한국통신의 교환기를 거쳐갔으니 당연히 요금은 나가게 돼 있으며 통신이 될 만한 시간에 접속을 시도하라"는 불성실한 답변뿐이었다. Y씨는 전화요금의 자동이체 납부를 취소하기로 했다. 귀찮더라도 매달 사용내역을 확인하고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요금은 절대 내지 않을 계획이다.
PC통신서비스업체들 역시 Y씨와 같은 문제를 제기한다. 업체들은 "외국의 경우 접속 시도시의 초기 일정시간을 제외한 그 다음부터 전화요금을 청구하고 있다"며 국내 통신요금 부과정책이 달라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방식이 그대로 고수된다면 PC통신 이용자들의 집단불만 제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것이라고 예상했다.
Y씨와 같은 처지인 네티즌은 도처에 깔려있다. 일부는 아직 모르고 있거나 Y씨처럼 적극적이지 못할 뿐이라는 게 업계의 추측이다. PC통신 요금에 대한 네티즌의 불만을 가라않히는 것은 한국통신의 "상식적인" 판단뿐이라고 네티즌과 업계는 주장하고 있다.
<이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