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기간통신사업자 역할을 수행해왔던 한국전력 전송망의 향방이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국내통신 및 방송산업에서 기간통신사업자인 한국통신과 맞먹는 규모로 평가돼왔던 한국전력의 원천적인 힘은 전국적으로 깔려있는 광통신망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한국전력의 광전송망은 세가지로 분류되며 앞으로 이의 정리방향은 통신과 방송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먼저 한국전력의 네트워크와, 관련 송·변전 설비와 맞물려 시외를 흐르고 있는 가공복합지선(OPGW망)은 전력사업을 위한 기본설비라는 점 때문에 논외의 대상이 되고 있다.
두번째의 한국전력 통신네트워크는 유무선을 포함한 국내 기간통신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자가통신망으로 순수 광케이블로 구축됐으며 시내구간을 흐르는 핵심 네트워크다. 이에 대해 한국전력은 『자가통신망이 두루넷·하나로통신·LG텔레콤 등 기간통신사업자에 여유 회선을 임대하고 있으나 이 역시 한국전력의 전력사업을 위한 핵심 네트워크이기 때문에 매각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전력측은 『항간에서 이야기하는 대로 케이블TV망과 자가통신망의 분리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고 명확히 이를 분리할 수 있다』고 전제한 뒤 『전력 기반기술을 위한 자가통신망 매각은 있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획예산위원회와의 협의에서도 자가통신망 부분은 배제됐다고 밝혔다.
마지막이 광동축 케이블 혼합망(HFC)으로 불리는 케이블TV 전송망부문이다. 한국전력은 이에 대해 『새 방송법 개정안이 정기국회를 통과한 이후 특혜시비를 불식하고 공개적이며 공정한 절차를 통해 매각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정 사업자에 대한 매각은 있을 수 없다는 주장이며 매각을 한다면 그 기본방향은 공개적이고 공정한 절차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한국전력의 케이블TV 전송망부문이 광케이블과 동축케이블 부문이 혼재된 상황이어서 매각범위를 어디에서 어디까지 잡을지는 아직 불명확한 상태다. 특히 매각절차가 진행될 때 광케이블을 어느 정도까지 포함시킬 것인가는 상당한 논란이 야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어쨌든 한국전력 케이블TV망은 그 가능성 때문에 케이블TV 종합유선방송국(SO)과 이를 통해 기간통신사업 및 부가통신사업을 진행하고자 하는 후발 통신사업자들로부터 상당한 구매력을 가질 전망이다.
하나로통신은 시내망과 가입자망 확보차원에서 당초 이 중 일부를 현물 투자해달라고 요청한 상태이며 이의 매입에 대해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있는 상황이다.
케이블TV SO들의 경우는 그 자본력 및 사업의지에 따라 여러 갈래로 나뉘고 있으나 이의 매입에 나설 기업이 상당수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특정 SO의 경우는 한국전력 전송망 매각이 이뤄진다면 하나로통신을 비롯한 기간통신사업자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사업추진 의지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한전망과 연계된 기간통신사업자 및 케이블TV사업자가 만만치 않은 잠재력을 갖고 있어 통신과 방송 산업의 빅뱅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조시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