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기침체와 반도체 시황악화에 따른 히타치제작소·도시바·후지쯔 등 일본 종합전자업체들의 사업부진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본경제신문」에 따르면 98회계연도(98년 4월∼99년 3월) 9월 상반기 결산에서 히타치에 이어 도시바도 적자를 기록해 전후(戰後)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전망이며, 후지쯔 역시 전년동기 실적을 크게 밑도는 부진이 예상되고 있다.
도시바는 상반기 결산에서 매출액이 전년동기비 12% 감소한 1조6천억엔에 머물고, 50억엔 정도의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지난해 상반기 중 2백54억엔의 흑자를 낸 이 회사가 적자를 내는 것은 전후 혼란기인 40년대 말 이후 처음이다.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하락에 따른 반도체부문의 매출 감소, 아시아지역의 경제불안과 국내 경기침체에 따른 PC관련 기기의 부진 등이 주된 요인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 따라 도시바는 수익개선을 목표로 98년 3월 말 현재 6만5천명인 종업원수를 올해 안에 6만4천명, 오는 2000년 3월까지는 6만명 이하로 줄여나갈 방침이다. 또 내년 4월을 목표로 15개 사업본부를 8, 9개로 집약하는 사업조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후지쯔도 매출이 2조4천억엔으로 전년동기비 6% 가량 증가하지만 이익은 크게 줄어드는 부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최근 밝혔다. 순이익의 경우 35% 가량 줄어든 1백억엔에 머물고, 영업이익도 75% 감소한 2백50억엔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서 히타치는 이달 초 매출액이 8% 감소한 3조7천5백억엔에 머물고, 사상 처음으로 적자(2천6백억엔)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발표했다. 지난해 상반기 이 회사는 1백2억엔의 흑자를 냈다.
히타치는 이에 따라 내년 3월까지 4천명 감원, 신규투자 동결 등을 골자로 구조조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신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