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국제도메인 등록 "지각변동"

 인터넷 국제도메인(gTLD) 등록업무를 전담하고 있는 미국 네트워크솔루션사(NSI)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NSI가 아시아지역을 포함, 전세계 국가를 순회하며 인터넷 도메인 관련 세미나를 개최하고 지역 통신사업자들과 도메인 등록대행 계약체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NSI는 국내에서도 PC통신·인터넷서비스 업체들을 대상으로 「인터넷 도메인 정책세미나」를 최근 개최하고 한국통신·데이콤과 국제도메인 등록대행 계약을 맺었다.

 NSI가 이처럼 적극적인 활동에 나서는 것은 인터넷 국제도메인 부여·등록 업무를 독자적으로 처리할 수 없는 두가지 이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나는 미국 행정부가 올해초 NSI를 통해 반관영 형태로 진행돼온 국제도메인 관련업무를 민간에게 이양한다는 내용의 백서를 발표하고 백서를 위한 국제포럼(IFWP)을 결성, 도메인 부여작업을 진행할 업체나 단체를 만들고 있는 것.

 다른 하나는 NSI가 미 과학재단(NSF)으로부터 위임받은 인터넷 국제도메인 부여 권한이 지난 1일로 종료됐다는 사실이다.

 이같은 상황은 NSI가 더 이상 미 정부의 힘을 배경으로 단독으로 국제도메인 등록업무를 추진할 수 없게 됐으며 새로운 기구의 탄생에 따라 본격적인 경쟁관계가 형성될 것임을 의미한다.

 이번에 정책세미나에 참석한 NSI 게리 헤이워드 부사장은 『새로운 기업 또는 기구가 탄생하더라도 NSI는 .com, .net, .org, .edu 등 4개 국제도메인의 등록업무를 계속할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이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국제도메인 등록에 NSI를 이용해줄 것을 요청했다.

 헤이워드 부사장은 또 『한국의 국제도메인 등록비율은 총 2백30여만건 가운데 2%이며 특히 .com으로 등록한 한국기업은 5천여개 미만』이라고 밝히며 『.com은 기업명뿐 아니라 제품명·슬로건·전화번호 등에도 널리 사용되는 도메인 이름인만큼 한국에서도 이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IFWP는 민간 국제도메인 등록기관 설립을 위해 4차 회의를 가졌으며 지난 9월초 열기로 했던 최종회의는 취소한 상태다. 쉬운 작업이 아니라는 얘기다.

 국내 온라인서비스업체 관계자들은 『도메인 이름은 향후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 귀중한 가치를 지니는 지적재산권이기 때문에 해외동향에 관심을 기울여 사업 및 홍보에 유리한 도메인이름을 확보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