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5년 3월 담배와 건강에 관한 법원의 전문 증인으로 나선 캘리포니아대학의 스탠턴 글랜츠 교수는 담배회사들이 생각한 것 중 하나는 단지 내부의 비인가 소식통으로부터 나왔을 수도 있다는 일부 정보를 내놓았다. 로비그룹 자체가 이 소식통을 밝히게 하기 위해 법적 노력을 추진하고 있던 브라운&윌리엄슨社는 페드엑스(FedEx)를 소환해 글랜츠 박사에게 보낸 몇 개월치의 항공요금을 제출토록 했다. 페드엑스는 그 기록을 제출하라는 법원의 결정에 응했으나 글랜츠 박사에게 그렇게 한 사실을 통지하지 못했다. 사실 로비그룹은 단지 그 대학이 브라운&윌리엄슨의 다른 별도의 소송에 연루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 기록들이 담배회사로 넘어갔다는 사실을 알았다.
페드엑스는 비즈니스를 추진하는데 고도의 효율성과 품질을 중시하는 고객중심적 접근법을 지닌 회사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회사는 사생활 정책을 전혀 실시하지 않았거나 혹은 만약 실시했더라도 그 정책이 부적절했음이 분명하다. 페드엑스가 법원의 명령에 맞서 고객기록을 제출하는 것을 거부할 수 있다거나 그렇게 했어야 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없다. 반면에 이 회사는 그 같은 명령을 받는 즉시 고객에게 이를 통지했어야 했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 사건 이후 페드엑스의 한 대변인은 『고객에게 그들의 기록을 제출하도록 소환장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은 이유는 고객이 여기에 대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라고 발표했지만 이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궁색한 답변이었다.
이와 달리 댄디 코퍼레이션은 사생활 보호와 관련, 확실한 공개 정책을 갖추고 있다. 라디오 색 소매점들은 고객의 데이터를 고객의 성과 전화번호 마지막 네 글자에 따라 저장한다. 이 회사는 그러나 골치 아프고 쓸데없는 텔레마케팅이 점차 확대되는 특징을 지닌 시대에서는 송장을 작성하려 기다리는 가게 점원에게 자신의 전화번호 마지막 4자를 제출하는 것에 대해 많은 고객들이 경계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탠디는 버트 로버트 CEO의 메시지를 각 점포마다 게시해 이 정보는 개별 고객의 구매를 기록하고 또 향후의 보증수리를 더욱 편리하게 하는 한편 반복 고객의 경우 송장발송 시간을 절약하는 데 필요하다는 것을 고객들에게 알렸다.
탠디의 통지로 고객들은 (1)이 정보를 이용해 전화할 사람은 없을 것이고 (2)모든 정보는 탠디의 내부목적으로만 사용될 것이며 (3)고객이 제공하는 어떤 정보도 절대로 여타 기업이나 기관에 제공되는 일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신할 수 있었다. 이 통지는 고객들에게 회사가 분기별 카탈로그를 발송할 계획임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만약 고객이 이를 원치 않는다면 송장 하단에 있는 네모 칸에 체크만 하면 된다. 사실 탠디는 이러한 통지로 비록 자신들은 몰랐을지라도 나름의 사생활 권리장전을 고시한 셈이다.
모든 대화형 엔터프라이즈는 조만간 이 같은 문제에 봉착할 것이다. 페드엑스의 처지에 빠지기 이전에 자체적인 정책을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임은 말할 나위 없다. 상호작용은 원투원 엔터프라이즈의 추진력이다. 따라서 엔터프라이즈는 고객의 견지에서 상호작용의 모든 잠재적인 불리함을 제거해야 한다. 고객이 회사에 무엇이든 알려주기를 꺼려 하는 엔터프라이즈는 곧 고객들을 좀더 기꺼이 참석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서 점차 비용이 커지는 인센티브를 통해 정보를 구매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빠지게 될 것이다.
진취적 성향의 상호작용 기업들은 이미 고객 사생활 보호라는 문제를 결연히 다루고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브로드비전 원투원은 모든 고객들의 웹 프로필에 있는 개별 아이템마다 사생활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웹 이용객은 브로드비전 소프트웨어를 사용, 사이트에 정보를 제공하고 또 어떤 아이템을 웹사이트 호스트에서만 이용할 수 있게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지정할 수 있다. 대화형 수단들이 확산됨에 따라 이와 같은 다양한 메커니즘들 또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대화형 매체 기업 그 자체의 경우 각 개별 고객의 사생활을 보호하는 것은 우리가 다음 장에서 살펴볼 고객의 취향과 선호를 「소유」하고 또 향후 수익성 높은 대화형 비즈니스를 창출하기 위한 핵심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