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가 만발했던 97한국인터넷대상 수상자들은 지금 어디서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지난해 주역들을 만나 수상에 얽힌 뒷이야기를 들어봤다.
「한지」로 대상의 영예를 차지했던 임채욱씨(28)는 지금 어엿한 벤처업체 사장. 수상 당시 서울대 동양화과 3학년 학생이었던 그는 올 봄 아예 휴학계를 내고 홈페이지 전문업체 「라스트원」을 차렸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의미에서 라스트원이라는 이름으로 창업한 임씨는 지금 서울대 근처 오피스텔 관악캠퍼스타워에서 두 명의 직원과 함께 홈페이지 제작에 땀을 흘리고 있다.
『인터넷 대상 덕분에 기회를 잡았습니다. 한지를 인상깊게 봤다면서 제일제당 계열 무역상사 CJ코퍼레이션에서 지난 2월 연락을 해왔거든요.
전자상거래 홈페이지 드림마트를 한번 만들어 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이었어요. 당장 창업준비를 했죠. 다행히 성과도 있고 보람도 있었습니다.』
그는 현재 출판문화대상 편집부문 수상작 「김치 천년의 맛」(디자인 하우스 출간)을 토대로 사이버 스페이스에 김치 공식 홈페이지를 만들고 있다.
영문으로도 제작되는 이 홈페이지는 우리의 맛과 멋을 세계에 홍보할 뿐만 아니라 김치의 수출 창구 역할도 할 수 있도록 꾸며질 예정이다.
또한 오는 11월부터 이산각연구소(소장 안준영)와 함께 팔만대장경 홈페이지 구축도 시작할 예정이다. 앞으로 우리의 전통문화를 알리는 콘텐츠 제작업체로 자리잡는 게 임씨의 꿈이다.
한편 「한지」 작업에 함께 참여했던 이승철씨(서울대 동양화과 강사)도 관악캠퍼스 내에선 유명인사가 됐다. 학교측의 배려로 과사무실 옆 10평 남짓한 공간에 학생들이 직접 한지를 만들어 볼 수 있도록 시설이 갖춰진 「한지 제조실」의 문을 열게 된 것이다.
광고전문웹진 「파워진」으로 일반부 최우수상을 수상한 시드프로덕션의 임종현씨(33)는 지난 4월 「인터넷광고, 하나에서 열까지」(동일출판사)라는 책을 출간했다.
시드프로덕션은 CF 광고업체로 출발해 홈페이지 제작과 웹진 발간으로 영역을 넓힌 멀티미디어 콘텐츠업체. 이 회사는 지난해 수상을 계기로 파워진(http://www.powerpage.co.kr/powerzine)을 꾸준히 발간해 네티즌의 관심을 끌었고 이번에 임종현씨가 펴낸 책도 파워진의 인기칼럼을 묶어낸 것이다.
「사이버박물관」으로 단체부 최우수상을 받았던 한양대 교육지원실 홈페이지 개발팀(현재 40명)도 그동안 한양대 의료원 프로젝트를 맡는 등 꾸준한 활동을 펼쳤다.
지난해 개발 주역 중 박원경씨는 한달전쯤 벤처업체 INQ사를 창립했고, 최승호 팀장을 비롯해 10여명의 팀원들이 내년 2월 오픈을 목표로 「사이버음악실」을 만드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이선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