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감독위원회(위원장 이헌재)가 PC뱅킹·폰뱅킹 등의 비밀번호 누출사고 방지를 위해 은행권이 도입을 추진해왔던 일회용 비밀번호생성기(OTP)에 대해 시중은행이 자율적으로 판단토록 결정, 관련 공문을 하달한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이에 따라 그동안 안전기획부·재정경제부의 보안성 검토문제 등으로 난항을 겪어왔던 시중은행권의 OTP 도입이 이르면 연말부터 본격화돼 내년부터는 안전한 PC뱅킹·폰뱅킹이 가능해지는 것은 물론 국내 정보보호업계도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자체 개발한 OTP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는 소프트포럼(대표 이종현) 인터넷시큐리티코리아(대표 강형자) 동성정보통신(대표 민문기) 한국시큐리티다이내믹스(대표 권영석) 등 국내외 보안업체들의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안기부는 OTP가 보안성 검토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결론을 내리고 금융감독위원회를 통해 시중은행권이 자율적으로 OTP를 도입해도 좋다는 요지의 공문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국민·한일·신한·주택 등 대형 시중은행과 우체국은 이번 공문 하달로 자체 보안솔루션 도입기반이 마련됐다고 보고 OTP 도입을 위한 제품선정 작업에 착수하는 한편 늦어도 연말까지는 이를 마무리짓는다는 방침이다.
국민은행은 이달말까지 OTP 제품선정을 마무리하고 이르면 올해말까지 OTP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현재 OTP카드의 장당 가격이 최소 1만원 이상이어서 무상보급에 비용부담이 따르는 점을 감안, 원하는 고객이 직접 구입토록 할 계획이다.
소프트포럼과 도입계약을 맺은 한일은행은 고객이 직접 구매한 OTP카드를 활용, 내년초부터 본격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며 신한은행도 연내 OTP 도입을 적극 검토하는 한편 내년부터 기업 등 우량고객에 한정적으로 OTP카드를 무상 보급하기로 했다.
주택은행은 이미 지난해 예산에서 OTP 도입에 따른 구축비용을 할당받아 놓고 있어 이달말까지는 OTP 도입을 결정하고 내년부터 법인고객을 대상으로 한 본격적인 서비스에 돌입할 계획이다. 하나은행도 지난 8월부터 전산실 내부에서 OTP를 운용해왔으며 곧 이를 고객대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전국 최대규모의 점포망을 갖고 있는 우체국도 지난 13일 OTP 도입을 위한 입찰제안서를 요청, 연말까지는 제품선정을 마치고 내년부터 서비스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전체 은행권의 OTP 도입에 가속도가 붙게 된 것은 물론 OTP 이외의 금융권 보안제품 시장도 점차 열리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