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자금난이 심화되면서 각종 통신요금을 체납하는 기업과 개인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통신이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8월말 현재 전화요금 체납건수는 8천6백74건이며 체납금액은 모두 3천3백11억5천여만원으로 집계됐다. 또 국제 폰팅을 즐기다 1천만원대 이상의 고액 체납액을 기록하고 있는 개인 가입자들도 1백8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같은 체납금액은 IMF 직후인 지난 97년말 현재 2천6억원보다 무려 65% 늘어난 것으로 특히 1천만원 이상을 체납한 규모도 2백27 가입자 36억5천5백만원에 달했다.
1천만원 이상의 통신요금을 체납한 2백27 가입자 중 기업고객은 47개사이며 개인고객은 무려 1백80여명에 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8월말 현재 통신요금을 1천만원 이상 체납한 기업고객의 경우 중소기업부터 5대 그룹사까지 다양하게 분포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5대 그룹사 중에는 현대전자산업(1천6백여만원) 현대자동차(1천6백여만원) 삼성생명보험(1천4백여만원) (주)엘지유통(1천1백여만원) 대우중공업(1천3백여만원)이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
공기업 중에서는 신용협동조합중앙회와 한국전력 강원지사가 8월말 현재 1천여만원을 체납했으며 중견기업 중에서는 금호타이어(1천8백여만원) 코리아제록스(1천6백여만원) (주)아이네트(9천4백여만원) 한솔PCS(1천1백여만원) 쌍용투자증권(3천1백여만원) 등이 체납자 명단에 올랐다. 부도기업의 통신요금 체납도 잇달아 퇴출된 동화은행을 비롯, 한라중공업·한보철강·기아중공업 등이 1천만원 이상의 통신요금을 체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통신 관계자는 이같은 기업고객들의 통신요금 체납에 대해 『고금리 상황을 회피하기 위해 연체이자가 2%에 불과한 통신요금을 체납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하며 『IMF 이전보다 기업고객들의 통신요금 체납률이 크게 늘어나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밝혔다.
1천만원대 이상의 체납자 현황분석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1백80여명에 달하는 개인고객들로 이 가운데는 3천여만원 이상을 체납한 가입자도 상당수에 달했으며 한 가입자는 지난 1월 이후 6천여만원을 체납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통신은 『자체 조사결과 이는 청소년 자녀들의 국제 폰팅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하며 『국제전화의 경우 이미 정산이 이뤄진 상태이기 때문에 국제 폰팅에 의한 개인 체납고객에 대한 면제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시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