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가 주관하고 전자신문이 후원한 「제6회 국제 정보통신산업 전망 심포지엄」이 27일 한국과학기술회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번 심포지엄은 국내는 물론 국제 정보통신산업의 현주소와 미래상을 점검, 예측하는 자리로 10명의 국내 정보통신분야 전문가들이 참석해 국내 정보통신의 서비스·시장·기기 및 멀티미디어 현황과 일본·홍콩·베트남 등 외국의 정보통신산업을 집중 조망했다. 10편의 주제발표 가운데 5편을 선정, 소개한다.
<편집자>
<국내기업 정보화 투자현황-한재민 고려대 정보통신전략센터소장>
정보통신 기술이 비즈니스에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기업의 경영환경과 경쟁방법에 상당한 변화가 일고 있다.
정보사회의 비전을 제시하고 기업들이 정보화의 계획수립·관리·효과분석 등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정보화가 사회를 어떤 양상으로 변화시키는지를 설명해줄 수 있는 지표 개발이 매우 중요하다.
이같은 취지 아래 정보화 지표 개발의 전 단계로 몇가지 일반적인 사항에 대한 조사를 수행했다.
우선 정보투자 비용측면에서 업종별로는 유통 및 도·소매업의 평균 정보화 투자비용이 상당히 높게 나타난 반면 제조업은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매출액·종업원수 등과 정보화 투자비용은 비례관계를 보였으나 매출액 5백억원 미만의 중소기업이 5백억∼3천억원인 기업보다 정보화 투자비용이 오히려 높게 나타난 것은 특기할 만한 점이었다.
투자부문은 주로 하드웨어에 치중되는 양상을 보였고 올해 투자분은 지난해에 비해 약간 감소했거나 현상유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기업들의 주요 투자이슈는 인터넷 기반의 인트라넷시스템이나 클라이언트서버(CS) 시스템 구축 등으로 나타나 정보시스템 기반구조의 개방화·유연화·통합화 등을 추구하는 현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었다.
특히 올해 사업계획에는 △인트라넷 구축 △시스템통합(SI) △CS 구축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활용 △데이터웨어하우스(DW) 구축 △그룹웨어 도입 및 활용 등이 중요하게 다뤄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전자상거래 현황-서창환 NRI리서치 팀장>
일본은 80년대말 이후 불황에도 불구하고 정보화부문의 성장이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서비스 가운데 90년대가 휴대통신의 시기였다면 앞으로 10년간은 인터넷시대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전자상거래(EC) 등 관련부문에 대한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일본은 전자상거래에 있어서 미국과 유럽에 비해 그 시작은 늦었지만 각각의 장점만을 취해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
현재 일본내에서 EC 활용이 활발한 부문은 금융·유통·통신·교통·물류·가전 등이며 노무라종합연구소·NTT·IBM·미쓰비시상사 등 대기업군들이 이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점은 특징적이다.
사례를 보면 현재 유통업내에서 IC카드를 활용, 유통과 금융서비스를 결합하고자 하는 시도가 한창이다.
이에 따라 기존 선불카드가 인터넷에서도 사용가능한 전자화폐로 탈바꿈하고 있으며 신용카드업계는 안전한 전자결제시스템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은행권은 업무합리화의 주요 수단으로 인터넷 기술을 활용할 생각이다.
현재 일본내에서 정보화 전략방향은 정보통신기술이 초래할 수도 있는 정보사회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예컨대 심화되는 정보 불균형 현상의 해소와 개인정보 보호문제, 인터넷에서의 불법 상거래 행위 대처방안 등이 그것이다.
이같은 문제 해결을 통해 「누구라도 네트워크서비스를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국내 정보통신서비스시장-한태인 정보통신진흥협회 조사연구실장>
국내 기간통신서비스시장은 97년말 현재 약 12조원 규모이며 일반전화서비스가 약 6조원, 무선통신서비스가 약 5조원으로 전체의 91.6%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5.5% 33.7% 증가한 수치다.
부가통신서비스시장은 고도팩스·데이터네트워크·부가통신망 등이 주도하고 있다.
이 가운데 부가통신망은 가입자가 97년말에 약 6백만명으로 전년 대비 1백% 증가했다.
반면 고도팩스와 데이터네트워크는 각각 6만3천명 6만1천여명으로 전년 대비 1.6% 42.6% 성장했다.
지난 97년말 기준으로 약 12조원으로 조사된 기간통신서비스 시장규모는 금년에는 약 1조3천5백여억원(10.6%)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99년에는 0.1%의 증가세를 보이며 다소 호전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올해 유선통신서비스는 6조1천4백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18.2%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99년에는 5조6천억원으로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무선통신서비스분야는 지난해에 비해 0.5% 늘어난 5조1천8백억원, 99년에는 5조7천9백억원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지난해말 8천4백억원 규모의 부가통신서비스시장은 올해 성장할 것으로 보이며 특히 부가통신망은 올해 5천8백억원, 99년 7천5백억원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국내 정보통신기기시장-주영진 전자통신연구원 기술정책연구팀장>
국내 정보통신산업은 지금까지 연평균 19% 내외의 높은 성장세를 지속했다. 정보통신산업이 창출한 부가가치는 36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8.3%에 달했고 정보통신기기 수출 역시 지난해말 기준 약 3백12억달러로 국내 총수출 1천3백62억달러의 23%를 차지했다.
그러나 97년말부터 불어닥친 국제통화기금(IMF) 한파와 세계무역기구(WTO) 기본통신협상 타결 등 경제 전반에 불어닥친 악재는 정보통신분야에도 어김없이 영향을 미쳐 8월 현재 정보통신부문 수출을 전년 대비 6% 감소시켜 1백90억달러 정도에 머무르게 했다.
특히 국내 정보통신산업은 반도체·모니터 등 소수 핵심품목들이 국제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데 힘입어 성장해왔으나 최근 이들 품목이 가격폭락 등으로 국제시장에서 힘을 잃어감에 따라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총체적인 난국에 부닥친 셈이다.
그렇다고 해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단말기, 액정표시장치(LCD) 등 현재 상당한 경쟁력을 갖고 있는 제품들과 무선가입자망(WLL) 장비, 차세대 이동통신(IMT 2000) 관련 기기 등 가까운 미래에 상당한 규모로 커질 것으로 기대되는 품목들의 핵심기술을 개발, 확보하고 관련산업을 성공적으로 육성시킬 경우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다.
이같은 정책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국내 정보통신기기산업의 경쟁력은 회복세에 돌입, 오는 2002년 7백억달러 규모의 수출까지 내다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멀티미디어시장-최승필 IT리서치 대표>
컴퓨터·TV를 기반으로 한 멀티미디어 세계시장 규모는 97년 1천2백37억달러에서 2001년 2천6백4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멀티미디어 보편화 추세에 따라 멀티미디어PC 본체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같은 기간 동안 70% 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TV 본체가 제외된 TV기반 주변기기 및 소프트웨어 시장은 97년부터 2001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45%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비디오게임산업에 힘입어 전체시장의 17%를 점유할 것으로 예측된다.
컴퓨터 주변기기의 경우 멀티미디어 구현기능이 PC 본체에 기본 내장되는 추세에 따라 멀티미디어 키트의 수요는 거의 사라지는 반면 3D 비디오 보드와 스피커는 업그레이드 수요를 촉발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소프트웨어시장은 게임을 포함한 콘텐츠류가 연평균 12%의 견실한 성장을 바탕으로 주축을 이루는 가운데 연평균 86%의 고성장이 예상되는 비디오 콘퍼런싱 소프트웨어와 음성인식 소프트웨어가 니치마켓 상품으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멀티미디어시장은 향후 기업체 수요 중심으로 움직일 것이며 지역으로는 북미시장이 가장 크게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성장세는 일본·유럽 지역이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멀티미디어산업의 발전을 모색하기 위해 고려돼야 할 것은 기업들의 마케팅 마인드 제고다. 마케팅을 판로개척으로만 인식하는 태도는 전략적 포지셔닝과 자원관리의 어려움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