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뱅크 등 전자화폐 운용실험 연내 중지

 미국의 대형 은행인 체이스맨해튼과 시티뱅크, 대형 크레디트카드 업체인 비자 인터내셔널과 마스터카드 등 4개사가 뉴욕을 무대로 공동 추진해 온 전자화폐 운용실험을 연내 중단한다.

 「일본경제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이들 4개사는 뉴욕 중심부인 업퍼 웨스트사이드에서 지난해 10월부터 벌여 온 실험이 전자화폐의 이용률 저조와 그에 따른 가맹점의 대거 이탈로 사실상 실패했다고 보고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4개사 실험은 식료품점 등 약 6백개 가맹점을 대상으로 IC탑재의 「스마트카드」 약 9만6천장을 발급해 추진해 왔으나 실험 개시 후 1년간 총이용금액이 1백만달러, 카드 1장당으로는 월 1달러에도 못미치는 저조한 실적을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4개사의 실험이 부진한 것은 미국에서는 수표와 크레디트카드를 비롯해 현금카드로 즉시 결제하는 데빗카드 등 현금 이외의 결제수단이 고도로 발달해 있고 그 이용률이 극히 높은 데도 전자화폐는 공중전화나 지하철 등에서 이용할 수 없는 불편이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4개사는 뉴욕 실험 중단과 함께 개별적으로 전개중인 전자화폐 실험도 수정할 방침이다. 체이스맨해튼은 캐나다에서 벌이고 있는 실험을 연내, 비자도 애틀랜타 실험을 중지할 계획이다. 마스터카드는 대상지역을 「공중전화·지하철 등으로 전면 확대하든지 대학 캠퍼스 등 특정지역으로 압축하는」 방향으로 사업전략을 수정할 계획이다.

 한편 일본 도쿄 시부야에서는 비자 등을 중심으로 민간 주도로는 세계 최대규모의 전자화폐 실험이 지난 7월 중순부터 벌어지고 있는데 9월 말 현재 카드가 8만6천장 발행되고 이용건수가 2만건에 이르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다.

<신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