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네트워크장비시장의 지각변동을 몰고 온 네트워크업체와 통신장비업체간의 잇단 인수합병은 데이터망과 음성망의 통합이라는 큰 밑그림에 의해서 이루어졌다. 이 같은 데이터망과 음성망의 통합 추세에 따라 최근 네트워크장비업계와 통신장비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 바로 데이터와 음성 통합을 지원하는 핵심 프로토콜인 SS7(Signaling System 7). 최근 주요 시장조사업체들은 SS7을 지원하는 네트워크장비시장이 앞으로 연간 49%씩 증가해 오는 2001년경 1백85억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이 기술이 앞으로 네트워크장비시장의 주축으로 등장할 전망이다.
지금까지 데이터망과 음성망은 서로 다른 목적에서 다른 형태로 설계돼 통합환경과 단일라인으로 합쳐지는 데 기술적인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데이터와 음성간의 통합이 앞으로의 네트워크장비 발전의 핵심으로 부각되면서 SS7이 음성과 데이터 통합전송의 대안으로 등장하고 있다.
SS7은 음성신호와 데이터신호간의 접속정보 등을 통합 운용·관리하는 프로토콜로, 음성통화 채널과 데이터 채널을 분리해 처리함으로써 음성 및 데이터 송수신 속도를 향상시키는 한편 기존 일반전화망(PSTN)에서 음성과 데이터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SS7은 음성과 데이터 전송기능을 통합, 네트워크와 통신장비를 따로 설치할 필요가 없어 네트워크 구축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또한 단일망으로 데이터와 음성을 전송할 수 있어 네트워크 유지·관리비용을 줄일 수 있는 이점을 지니고 있다.
또한 SS7은 음성과 데이터간의 대역폭 증대로 정체되고 있는 통신속도를 향상시키는 한편 네트워크업체와 통신장비업체의 필요에 따라 용도를 변경할 수 있어 네트워크장비와 통신장비간의 호환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SS7은 네트워크장비업체와 통신장비업체간에 서로 다른 방법으로 활용된다. 네트워크장비업체들은 데이터와 음성을 통합하는 방식으로 SS7을 이용하고 통신장비업체들은 음성과 데이터를 분리하는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네트워크장비업체들은 SS7을 다양한 접속장비에서 지원, 데이터에 음성을 실어 대역폭을 조절해 스위치의 트래픽 폭주를 줄인다. 이에 따라 SS7을 지원하는 네트워크제품을 활용하고 있는 인터넷서비스제공자(ISP)들은 인터넷서비스시 음성망 스위치의 혼잡을 완화, 음성기반의 새로운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통신장비업체들도 다양한 방법으로 SS7을 활용하고 있다. 통신장비업체들은 SS7을 활용, 서로 다른 교환기간의 신호를 효율적으로 처리해 동일한 플랫폼 아래서 음성메일·데이터서비스 등 다양한 형태의 애플리케이션 지원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통신사업자들은 SS7 제품을 설치, 단일망에서 음성과 데이터를 관리하는데 따르는 네트워크 운용·관리부담을 줄일 수 있다.
SS7은 음성과 데이터 통신의 통합환경을 기반으로 다양한 부가가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ISP는 SS7을 지원하는 네트워크제품을 활용,VoIP·FoIP·가상사설망(VPN) 등 고부가가치 IP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고 통신사업자는 PSTN의 데이터 트래픽을 관리해 데이터 기반의 다양한 부가가치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다.
결국 SS7은 ISP에 향상된 데이터 전송속도를 제공하며 특히 인터넷 및 PC통신상에서 다양한 음성지원을 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통신사업자들도 SS7을 활용해 인터넷 및 PC통신과 연결, 다양한 부가가치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사업자 측면에서는 SS7을 활용함으로써 음성·데이터 처리기능이 강화되어 대역폭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이용자들은 SS7에 의해 접속 및 대기시간을 최소화하는 한편 음성과 데이터를 연동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SS7의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은 호환성 문제다. 현재 국가별로 통신프로토콜이 다른 교환기를 활용하기 때문에 SS7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통신장비업체와 네트워크장비업체의 기술적인 지원을 받아야 한다. 이러한 호환성 문제를 해결키 위해 통신 및 네트워크장비업체들은 자사 서비스 차원에서 호환성 문제를 신속히 처리해주고 있고 이에 대한 다양한 솔루션을 지원하는 제품을 내놓고 있다.
시스코는 국가별로 서로 다른 SS7의 국내외 변형을 지원하는 솔루션인 「시그널링 컨트롤러 2200」을 발표, 자사의 주요 네트워크제품에 이를 지원하고 있고 어센드는 3단계에 걸쳐 SS7을 지원·강화한다는 전략 아래 통신사업자용 SS7 게이트웨이인 「어센드 시그널링 게이트웨이(ASG)」를 발표했다.
이 외에 노텔네트웍스·루슨트·스리콤 등 네트워크 및 통신장비업체들이 SS7을 지원하는 네트워크제품을 잇따라 발표할 계획이어서 올해 말부터 SS7을 지원하는 제품이 네트워크장비시장에서 큰 방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정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