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인터넷-쇼핑몰패키지업체, EC핵심기술 도용 "공방전"

 LG인터넷(대표 이양동)이 전자상거래(EC) 서비스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협력업체의 핵심기술을 무단으로 도용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LG인터넷이 쇼핑몰 패키지업체인 I사의 제품을 도입, EC시스템을 마련하면서부터. LG인터넷은 EC분야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지난 8월경 「조이몰」과 「LG홈쇼핑」 등 2개 쇼핑몰을 만들기로 I사와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과정에서 I사로부터 엔지니어를 파견받아 두달간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LG인터넷이 상도의에 어긋난 행동을 취했다는 것은 조이몰·LG홈쇼핑 구축을 마친 후 추가로 「LG칼텍스」와 「LG IBM」 등 2개의 쇼핑몰을 마련하면서부터 제기되기 시작했다. 요지는 LG인터넷이 조이몰·LG홈쇼핑을 만드는 과정에서 I사의 핵심기술을 빼낸 후 코드와 데이터베이스를 변환시켜 LG칼텍스와 LG IBM 쇼핑몰을 구축했다는 것.

 I사측은 『당초 계약은 조이몰과 LG홈쇼핑에만 국한된 것이었다』며 『LG인터넷이 쇼핑몰 추가구축에 따른 커스터마이징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무단으로 우리의 기술·제품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I사는 또 『실제로 쇼핑몰 솔루션을 통해 처음 쇼핑몰을 구축하는 것보다 이후 이를 활용해 다른 쇼핑몰을 만드는 게 매출증대에 더 도움이 된다』며 『이번 일로 많은 손해를 봤다』고 말했다.

 그러나 LG인터넷측은 『LG인터넷이 I사의 핵심기술을 빼내갔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LG인터넷 EC팀의 한 관계자는 『I사로부터 파견됐던 엔지니어가 작업을 마친 후 코드를 그냥 놔두고 갔다』며 『이후 I사의 요청을 받아들여 코드를 삭제한 적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I사의 코드를 전혀 이용하지 않았으며 단지 조이몰·LG홈쇼핑의 데이터베이스를 관례에 따라 약간 사용, LG칼텍스와 LG IBM 쇼핑몰을 만들었을 뿐』이라고 밝히고 있다.

 LG인터넷과 I사의 공방은 쉽게 결말이 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LG인터넷측이 I사에 LG칼텍스와 LG IBM의 쇼핑몰 데이터를 조사하도록 했다고 하지만 이것이 그리 만만한 작업은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 IMF 이후 SW분야에서 협력업체간 이와 유사한 분쟁이 종종 발생해 이번 사태가 어떤 식으로 판가름날지 결과가 주목된다.

<이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