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과 ISDN단말기업체가 지난달부터 ISDN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ISDN단말기 임대제도가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ISDN단말기 임대사업을 전담하고 있는 코세스정보통신에 따르면 단말기 임대제를 시작한 지난달부터 지금까지 개인사용자와 기업체를 포함해 8백여대의 단말기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이는 당초 예상했던 8천여대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저조한 수치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우선 서비스 제공자인 한국통신의 ISDN서비스와 단말기 임대제에 대한 투자와 홍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여기에 보증금이나 선불금 명목으로 구매자가 계약 당시 10만원 이상을 부담해야 하는데 초기비용이 만만치 않은 것도 한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사실 단말기 임대제도는 그동안 ISDN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한 가장 큰 이유인 30만원에 이르는 고가의 단말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시작 전부터 관심을 모아왔다. 유럽·미국·일본 등 통신선진국에서는 이미 임대제를 통해 몇백만명에 이르는 대규모 가입자를 유치한 선례가 있어 업체에서는 임대제도에 기대를 걸어왔던 것이 사실이다.
코세스정보통신의 한 관계자는 『ISDN 선진국에서는 통신사업자가 임대제를 직접 실시할 정도인 데 반해 우리나라는 한국통신이 하지 못하는 일을 중소업체가 대신 감당하고 있는 상황인데다 이마저 한국통신의 홍보와 관심 부족으로 별다른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통신의 이같은 소극적 자세뿐 아니라 초기 비용금이 과다한 점도 임대제의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임대제 계약자는 선불금이나 보증금 명목으로 12만∼15만원 정도를 일시 지불하고 월 6천원씩 12개월에서 36개월 동안 지불해야 하는데 초기부담금이 너무 비싸다는 지적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