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형 무전기, "산업용" 시장 넘본다

 생활형(FRS) 무전기가 산업용(LMR) 무전기를 대체할 수 있을까.

 지난 4월 국내에서 등산·낚시·하이킹 등 레저용으로 선보인 FRS 무전기가 과연 건설현장에서 주로 사용하는 LMR 무전기시장을 잠식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는 FRS 무전기가 비록 레저 용도로 개발됐지만 LMR 무전기와 사용하는 주파수대역과 용도만 다르지 성능과 기능면에서는 전혀 손색이 없다는 판단에 기인한다.

 실제로 FRS와 LMR 무전기는 크기를 제외하고는 성능면에서 엇비슷하며 통화채널 및 사용거리 등 일부 기능은 FRS 무전기가 LMR 무전기보다 우월하다. 가격도 LMR 무전기보다 저렴해 마케팅 여하에 따라 충분한 승산이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에 따라 FRS 무전기업체는 제품출시와 함께 일반 소비자뿐 아니라 건설업체 등을 주력시장의 하나로 삼고 시장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업체는 현재 무전기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LMR 무전기시장을 FRS 무전기가 잠식할 경우 급속한 시장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이에 반대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우선 LMR와 FRS 무전기의 주파수대역이 달라 건설현장에서 외면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기존에 공급한 LMR 무전기와 동시에 사용할 수 없어 시장개척이 용이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 건설현장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내구성이 뛰어나야 하는데 FRS 무전기는 그렇지 못하다고 입을 모은다. 여기에 대부분의 FRS 무전기업체가 영세한 수준이어서 LMR 무전기만큼 철저한 애프터서비스(AS)를 보장할 수 없는 점도 걸림돌의 하나라고 이야기한다.

 이를 뒷받침하듯 지난 4월부터 FRS 무전기가 출시돼 호응을 얻고 있지만 실제로 LMR 무전기를 대체할 정도로 시장을 넓히지는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IMF로 국내 무전기시장이 모두 침체된 상황에서 속단은 이르다』며 『최근 경기가 회복되면서 무전기시장이 살아나고 있어 내년부터는 FRS 무전기가 LMR 무전기를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