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초대형 공공프로젝트인 체신금융분산시스템의 주전산기 공급업체 선정에 대한 투명성 문제를 놓고 탈락업체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체신금융시스템 입찰 주관사업자인 현대정보기술이 한국유니시스·시퀀트코리아·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컨소시엄을 주전산기 및 관련장비 공급업체로 선정했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 응찰 경쟁업체인 쌍용정보통신과 LG전자가 일제히 가격 개찰시 해당업체의 미입회를 비롯한 입찰진행상의 투명성을 문제삼아 이의제기서를 정보통신부 전산관리소와 현대정보기술에 제출하는 등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쌍용과 LG는 이번 질의서를 통해 『공정경쟁 측면에서 가격개찰시 어떤 입찰방식이라도 경쟁관계사가 입회해 주관용역업체와 발주자가 입찰을 진행하는 것이 관례인데 이번 경우 독자적인 개찰을 강행한 이유가 석연치 않다』고 지적하며 제안서와 벤치마크테스트(BMT) 점수, 그리고 이번에 문제가 된 가격점수 등을 공개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입찰 주관사업자인 현대정보기술의 한 임원은 『이번 공급업체 선정은 적합한 절차를 거쳐 이루어졌다』고 전제하고 특히 탈락업체들이 문제를 제기한 미공개 가격개찰도 이번 프로젝트 선정방식이 최저낙찰제가 아닌 가격과 기술이 혼합된 종합평가제이기 때문에 정통부 담당관 입회 아래 진행된 이번 가격개찰은 별 문제가 안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LG와 쌍용 두 업체는 이같은 정보통신부 전산관리소와 현대정보기술측의 해명에 대해 『체신금융분산시스템 구축 프로젝트가 무엇보다 국가 경쟁력의 제고를 위한 대형 공공사업이라는 점에서 투명성이 강조돼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한국유니시스의 입찰참여에서부터 선정과정에 이르기까지 너무 많은 문제점을 나타냈다』며 상위 감사기관에까지 이 사건을 진정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이번 체신금융 프로젝트의 주전산시스템 입찰에는 LG전자·대우통신·삼성전자·한국유니시스·한국컴퓨터·쌍용정보통신 등 총 6개 컨소시엄 가운데 제안서 및 BMT 심사에서 앞선 쌍용·유니시스·LG전자를 대상으로 공급가격 경쟁을 벌였고 그 결과 쌍용이 앞섰으나 기술심사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한국유니시스 컨소시엄이 최종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묵기자 km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