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말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이곳에서는 국내 시스템통합(SI)업계에 의미있는 사건이 하나 벌어졌다. 대표적인 조선 3사(현대·대우·삼성)의 정보시스템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현대정보기술·대우정보시스템·삼성SDS의 실장급들이 모여 조선정보시스템협의회(SISC) 발대식을 가진 것이다.
이처럼 동일업종의 정보시스템을 개발, 유지보수(SM)하고 있는 경쟁관계의 SI업체들이 주축이 돼 전략적 제휴형식의 협의회를 구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ISC 탄생의 산파역할을 한 삼성SDS 조선IS실 백재욱 실장은 『이 협의회는 기본적으로 조선소에 필요한 시스템이 유사하다는 데 착안해 각사의 시스템 장점을 소화해 향후 보다 나은 SM기술을 개발, 궁극적으로 국내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자는 취지로 설립됐다』고 설명하며 이를 위해 우선 3사 전산실장들은 각 고객사에 필요한 시스템의 방향에 대하여 정보를 교환하고 향후 CALS/EC기반 구축을 위한 토대마련에 주력키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속적이고도 구체적인 협력관계 구축을 위해 생산·경영지원·인프라·설계 등 4개 분야에 걸쳐 산하 분과위를 설치키로 했으며 각 분과위에는 3사 정보시스템실 간부들이 회원으로 등록돼 한달에 한번씩 정기적인 교류모임을 가질 방침이다.
이날 발대식에는 삼성SDS 백재욱 실장, 현대정보기술 강신택 실장, 대우정보시스템 이동석 실장 등 3사 관계자 이외에 HP·IBM·선 등 협력업체들까지 대거 참여해 지식경영·CALS/EC·WEB에 대한 주제발표를 했다.
SI업계의 한 임원은 『경쟁관계에 있는 국내 유력업체들이 이처럼 산업별로 자발적인 협의회를 구성한 것은 고객은 물론 해당 SI업체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현상』이라며 조선업계에서 시작된 이같은 「신선한 충격」이 다른 산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기반조성에 관련업계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묵기자 km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