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니디스크(MD)가 일본뿐 아니라 북미·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 폭발적인 신장률을 기록하며 차세대 오디오의 가장 유력한 후보로 자리를 굳혀 가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MD관련 생산업체들이 해외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MD플레이어의 세계 수요는 전년대비 72% 늘어난 8백만대에 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지역은 전년대비 59.6% 늘어난 6백만대, 일본을 제외한 세계 시장은 2.2배 증가한 2백만대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중 특히 높은 신장률을 거듭하고 있는 유럽 시장은 일본을 잇는 거대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다. 유럽 시장은 97년도의 경우 신장률이 전년도에 비해 3배나 늘어났으며 수요대수도 1백만대선을 돌파했다. 지난해에도 이같은 여세를 몰아 큰 폭의 신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MD가 이처럼 인기를 모으고 있는 이유는 디지털기기가 아니고서는 재현하기 힘든 음질 특성과 휴대하기 편한 소형제품이라는 점, 조작이 편하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MD는 이같은 특징을 무기로 현행 카세트방식 오디오기기를 빠른 속도로 대체해 나가고 있다.
MD시장의 이같은 확대에 따라 일본의 MD 및 MD플레이어 생산업체들은 임금이 저렴한 동남아시아 지역이나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현지에 생산거점을 마련하고 해외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94년 말 이 업계에서는 가장 먼저 해외시장에 진출, 말레이시아의 「샤프 록시 코퍼레이션」에서 MD와 콤팩트디스크(CD)의 복합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샤프는 지난해 말부터 핵심부품인 광픽업 장치를 현지에서 직접 생산하기 시작한 데 이어 올 상반기 중에는 휴대형 MD플레이어도 직접 생산해 유럽 지역에 공급할 방침이다.
샤프의 한 관계자는 『올해 세계 MD플레이어의 수요는 1천2백만대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본을 제외한 세계 시장의 수요규모도 4백만대를 넘어설 것』이라며 『올해에는 일본시장뿐 아니라 해외시장 공략에도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계 최대의 MD플레이어 생산업체인 소니도 96년 말부터 MD데크 및 MD카세트라디오를 조립생산해 온 말레이시아공장에 생산설비를 보강하는 등 현지 생산체제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소니는 지난해 해외시장에 판매한 MD플레이어가 지난 97년의 약 1백만대보다 2배 이상 늘어난 2백16만대에 달한 것으로 추정하고 올해에는 보급대수를 더욱 늘려나갈 방침이다.
이밖에 마쓰시타전기산업도 일본 시장에서 사전 정지작업을 거친 후 올 중반기 이후에는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릴 계획이다.
한편 그동안 생산체제를 일본에만 국한해 온 MD매체 업계에도 최근 들어서는 해외생산을 시작하거나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소니의 경우 지난해 5월 오스트리아 자회사인 「소니 DADC 오스트리아」에 월 1백만장 생산능력을 가진 생산라인을 구축, 최근 전면 생산체제에 들어갔다.
지난해 7월부터 영국공장에서 양산체제에 들어간 히타치막셀도 금년중에 생산능력을 현재의 월 50만장 수준에서 1백만∼1백50만장 규모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TDK도 최근 룩셈부르크공장에 10억여엔을 투자해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이달 중에 월 70만장 규모로 생산을 시작하기로 했으며 다른 업체들도 해외생산을 위한 시장조사에 착수하는 등 해외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면을 보이고 있다.
일본기록미디어공업회가 최근 집계한 「99년 기록미디어제품의 수요예측」에 따르면 녹음용 MD의 세계 수요는 전년대비 48% 늘어난 1억8천5백만장에 달하고 이중 일본 지역의 수요는 세계 전체의 65%에 해당하는 1억2천만장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신장률은 북미 지역이 2.3배로 가장 높고 유럽 지역이 80%, 일본이 32%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통계결과에서도 나타나듯이 MD 및 관련매체는 지금까지 일본 지역이 시장을 주도해 왔으나 앞으로는 수요가 유럽 지역을 비롯한 세계 각지로 고르게 확산되면서 본격적인 보급기를 형성할 전망이다.
본격적인 보급기에 접어들고 있는 MD가 침체에 빠져 있는 세계 오디오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청량제로 작용할 것이라는 데에는 관련업계도 견해를 같이하고 있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