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통합(SI)
『지난해 IMF로 투자위축이 두드러졌던 시스템통합(SI)시장의 회복기미가 뚜렷하다. 무엇보다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주요 공공투자사업을 상반기에 조기 집행키로 한 것에 커다란 힘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다 구조조정 작업으로 미뤄져왔던 민간기업의 각종 정보화투자가 늦어도 하반기부터는 실시될 것으로 예상돼 전년보다 10% 이상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주요 SI업체 마케팅 임원들의 대다수는 올 경기전망을 이렇게 낙관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체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마케팅 전문가들이 전망하는 99년 SI시장 규모는 대략 전년보다 10∼13% 늘어난 5조3천억원을 상회하는 수준에 이른다.
SI시장 회복의 견인차는 무엇보다 공공부문의 투자확대다. 올해 정부가 국가경쟁력 확보 및 경기부양 차원에서 실시하는 정보화 투자는 지난해보다 한층 과감하다. 정부는 실제로 △기업경쟁력 향상부문에 2천8백억원 △정보화 근로사업도 지난해보다 18.5% 늘린 1천6백억원 △부동산 등기 및 체신업무 전산화 등 국민편익 증진사업에 2천억원 △기타 핵심 정보화부문에 6천5백억원 등 내년도 공공부문 정보화 예산을 올해보다 30% 가까이 늘린 1조3천7백억원 수준으로 짰다.
이에 따라 공공부문은 아웃소싱시장과 신공항·신항만·고속철도 등의 사회간접자본(SOC)시장, 그리고 국방 및 의료를 포함해 전년보다 18% 증가한 2조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금융·유통·제조 부문도 최고 20% 이상의 견실한 성장세가 기대된다. 우선 퇴출은행 및 금융권 통폐합에 따른 통합정보시스템 수요의 가시화가 예상되는 금융분야는 위험관리·신용평가·2000년 연도표기(Y2k) 문제 등의 신규시장 형성에 힙입어 지난해보다 20% 정도 늘어난 1조2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제조부문도 구조조정을 위한 자원관리, 중소기업 위주의 패키지 소프트웨어 등 효율적인 생산관리시스템 및 환경친화적 시스템 수요의 본격적인 창출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전자상거래시대에 대비한 정보시스템 구축 및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사적 자원관리(ERP)·제품정보관리(PDM) 등의 수요확대는 제조부문의 시장규모를 전년보다 10% 정도 증가한 1조1천억원 수준으로 확대시키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부문도 국내 주요 유통업체들의 매출부진 예상에도 불구하고 전년도 수준인 1조원의 시장규모는 유지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농수산물 물류 선진화사업과 중소기업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정부지원 확대, 그리고 대형할인점 경쟁으로 인한 선진 유통정보시스템 수요확대 등이 시장호재로 꼽힌다.
분야별 시장전망이 이렇게 핑크빛 일색으로 나타나자 주요 SI업체들의 올해 사업계획도 전에없이 공격적으로 변하고 있다. 삼성SDS·현대정보기술·LGEDS시스템 등 주요 국내 SI업체들은 올해 지난해 구축한 내실경영을 유지하면서도 외형도 최고 두배까지 늘린다는 경영계획을 수립, 수익과 매출 모두 잡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올해 업계가 기대하는 SI시장의 화두는 시장환경 개선이다. 특히 그동안 업계의 발목을 잡고 있던 각종 규제·제도의 철폐 및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중에서도 덤핑수주의 직접적인 원인이 돼온 최저가 낙찰제 보완 및 제안서 보상제도 실시, SW사업 노임단가의 합리적인 기준제정 등을 시급한 과제로 보고 있다.
SI업계 마케팅 임원들은 올해 최저점에 달한 국내 SI시장은 정보화 투자에 대한 정부의 확고한 의지와 민간분야 구조조정에 따른 경쟁력 강화방안 모색노력에 힘입어 99년을 기점으로 완만한 회복세로 돌아서고 2000년 이후에는 또다시 가파른 성장국면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김경묵기자 km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