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열도 "리눅스 열풍"

 전자상거래(EC)용 웹사이트를 저렴한 비용으로 구축하는 방법으로 공개 운용체계(OS)인 리눅스를 활용하는 움직임이 미국에 이어 일본에서도 최근 가시화되고 있다. 리눅스는 지난 91년 핀란드의 한 대학생이 프로그래밍 학습을 목적으로 개발한 유닉스 호환 OS로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에 무상으로 배포되면서 많은 기술자와 연구진들이 이 OS 개발에 참여, 현재는 안정성이 확보된 공개 소프트웨어로 그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다. EC사업은 사업성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사업자들은 최초 투자비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게 되는데 이때 거론되는 것이 리눅스다.

 이 공개 OS를 활용하면 적은 비용으로 EC사이트를 구축하고 운영할 수 있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최근 리눅스가 EC사이트 구축의 최적 OS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 인터넷시장에서 리눅스가 본격 대두된 것은 지난해 후반. 적은 비용으로 EC사이트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이 리눅스 활용의 최대 장점이다.

 이는 리눅스가 공개 소프트웨어일 뿐만 아니라 관련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도 무상 또는 낮은 가격으로 입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하드웨어면에서 보면 리눅스는 PC상에서도 작동되기 때문에 고가인 유닉스 서버를 구입할 필요가 없다. 더욱이 리눅스는 구성이 단순하기 때문에 성능이 낮은 PC상에서도 충분히 높은 처리성능을 발휘한다.

 또 소프트웨어면에서의 비용부담은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리눅스상에서도 작동되면서 기업정보발신 등의 용도로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웹 애플리케이션 「아파치」, 크레디트카드를 사용한 전자결제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암호통신프로토콜 「SSL(Secure Sockets Layer)」,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일부 제품 등이 무료로 제공되고 있으며 웹서버와 DBMS를 연계하는 데 필요한 툴도 공개 소프트웨어 형태로 배포되고 있다.

 이 때문에 「PC+리눅스+아파치+DBMS」와 같은 형태로 조합하면 전자결제 및 상품데이터베이스 등을 모두 갖춘 본격적인 EC사이트를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구축할 수 있다.

 이처럼 리눅스로 EC사이트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요건들은 거의 완벽하게 정비돼 있으나 일반 기업이 스스로 EC사이트 구축에 리눅스를 도입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로 공개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는 이상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찾아 시스템을 구축하고 보수·유지해 나가는 일련의 작업을 모두 스스로의 책임 하에 진행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들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문제도 업계 전반에 걸쳐 리눅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등장하면서 최근 빠르게 해결점을 찾고 있다.

 기술지원을 전제로 리눅스와 웹서버의 아파치·DBMS 등을 CD롬에 수록해 세트 판매하는 서비스가 그것이다. 일본에서는 퍼시픽하이테크라는 업체가 지난해 12월 5일 최신판 「터보리눅스 3.0」 배포를 시작했다.

 특히 퍼시픽하이테크는 EC사이트 구축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만을 수록한 패키지를 올해초부터 내놓을 예정으로 일본오라클이 출하를 검토하고 있는 리눅스판 「오라클 8」을 번들로 제공할 계획이다.

 또 후지사진필름의 자회사인 후지마그네디스크도 지난해 11월 27일 「프로서버 포 리눅스 2.0」 배포를 시작으로 이 분야 사업을 전개하는 등 참여 기업이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리눅스를 이용한 시스템 인티그레이션(SI) 서비스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이 가운데 97년 2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서드웨어와 10월부터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오쓰카상회 계열의 텐아트니가 가장 대표적 업체로, 특히 텐아트니는 지난해 11월에는 명확한 비용산출이 특징인 SI서비스 「리눅스WI」를 개설해 큰 반응을 얻고 있다.

 텐아트니의 새 서비스는 소프트웨어의 설치요금과 기술지원요금을 상세하게 규정해 필요한 소프트웨어만을 선택해 낮은 비용의 리눅스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했다.

 또 EC사업을 본격화하는 데 꼭 필요한 디지털증명서 발행서비스도 시작됐다. 디지털증명서는 네트워크상의 통신상대가 본인임을 증명하는데 필요한 것으로, 일본에서는 전자인증회사인 일본베리사인사가 지난해 7월부터 아파치에 대응하는 디지털증명서 발행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에 이어 일본에서도 리눅스 활용 환경이 급속히 정비됨에 따라 리눅스를 이용한 EC사이트 구축 움직임은 향후 전세계적인 추세로 발전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