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정보통신 산업 새해 시장을 진단한다 (8)

네트워크 장비

 올해 네트워크시장은 다소 비관적이다. 네트워크시장은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로 인해 기업들의 투자가 줄면서 비용절감의 최우선 순위에 올라 정면으로 찬바람을 맞았다. 하반기 이후 다소 기지개를 펴고 잠에서 깨는 듯 보였으나 아직 활성화를 논하기에는 이르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경기가 회복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는 하지만 기업들의 투자심리 위축, 기업 구조조정, 환율 안정화에 따른 저가제품의 가격경쟁 과열 등이 올해에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힘을 얻고 있다.

 따라서 올해 네트워크시장은 지난해에 이어 기업투자에 의한 신규시장 창출보다 교실망·공공기관망 등 프로젝트성 사업에 편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처럼 경색국면 일색은 아니지만 특별한 호재도 없을 것으로 보여 전체적인 시장은 침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근거리통신망(LAN) 시장의 경우 전년대비 25% 정도 축소된 2천8백억원대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LAN시장의 경우 97년대비 10% 축소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고가품과 저가품으로 양분된 장비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올해 더욱 심화되면서 스위치를 제외한 네트워크 인터페이스카드(NIC)·허브·라우터 시장에서의 과당경쟁이 예상된다.

 부문별로는 NIC시장의 주도권이 지난 97년 10Mbps 이더넷카드에서 지난해 10/1백Mbps 이더넷카드로 이전됐고 올해는 전체 NIC시장의 70% 이상이 10/1백Mbps 이더넷카드로 대체될 전망이다. 특히 NIC는 가격경쟁이 심한 제품으로 지난 한해 40% 안팎의 가격이 하락했고 대만 등 군소업체들의 저가형 제품들이 대량 유입돼 올해 역시 가격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올해 NIC시장은 수량면에서 상당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나 가격하락으로 전체시장 규모는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허브는 스위치의 가격하락과 더불어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추세로 저가형 제품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스위치에 시장을 잠식당하는 상태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또 스위치·라우터와 허브의 복합형 장비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도 허브시장을 위축시키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지난 한해 30%의 가격하락을 보인 허브는 올해에도 큰 호재없이 소호(SOHO)용 제품으로 명맥을 유지하는 정도가 될 전망이다.

 라우터는 소호 및 지사용 소형장비의 매출이 점차 늘어나고 고가제품의 성장은 둔화되는 추세로 국내시장 역시 중저가형 시장에서 다소 약진이 기대되고 있다. 소형장비에서 국산제품의 활약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스위치는 지난 97년과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유일한 품목이다. 특히 신기술의 접목이 빨라 기술경쟁에서 치열한 경합을 보이고 있고 가격경쟁 역시 뜨거워 지난해 25%의 가격하락이 이루어졌다. 게다가 백본 스위치의 기술력이 점차 보편화되고 있어 올해 스위치시장에 활력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반면 전송매체면에서는 데이터서비스의 세계적인 추세가 전용선을 이용한 사설망보다 공중사업자 서비스를 이용하는 쪽으로 흐르고 있어 공중사업자 서비스부문은 32% 안팎의 성장이 예상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네트워크 장비시장은 기업들과 정부 프로젝트에 따라 시장의 명암이 갈린다』며 『아직까지 기업의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고 가격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여 전체적인 금액면에서 올해 네트워크시장은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예상했다.

 그는 또 『고가와 저가 장비의 양극화에 따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개발역할 분담 및 상호보완이 필요하며 국내 네트워크업체의 경우 중저가형 제품을 중심으로 수출을 적극 추진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